꽃을 꽂는다

ornus가 고른 물푸레나무 식탁, 벤치를 놓았다. 여기는 ornus와 내가 책읽고 공부하는 공간이다.
오른쪽으로는 거실. 우리집의 서재.

요즘은 자주 꽃을 꽂는다. 좋아하는 보라색 리시얀셔스와 흰색 리시얀셔스를 길게 잘라 헐겁게 꽂았다.
요즘은 좀 정갈한 느낌이 나는 데코가 좋아진다. 풍성하고 복잡한 것보다는.
3일 전에 짧게 잘라 꽂은 장미는 벌써 시들고 있다.

예쁠것도 없고 미울것도 없는 매일의 평범한 삶도 잘 돌보고 싶다.
꽃을 두는 일도 그런 거다.

우리 인생의 좀 방대한 꿈이라 하면 큰 사업을 하고 복지 쪽에 투자하는 건데, 그 이전에 내가 소소히 나 자신이 만족하고 살 만한 일은 사실 글 쓰는 거다. 나는 글을 쓰며 살고 싶다. 컨텐츠를 만드는 중이다. 글은 글발로 쓰는 게 아니라 세상에 하고싶은 말이 있는 사람이 쓰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글쓰기는 꼭 하고픈 일이지만, 이것이 생계를 돌보기 위해 매일 일터로 나가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하루에 몇 시간이라도 규칙적으로 하는 일(ornus가 만에하나 돈을 못 벌어도 내가 벌 수 있도록)이 있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리고 몇 가지 일을 알아보고 있다. 미국에 가면 플라워아티스트 학교를 수료하고 생활비를 버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진지하게 알아본 적도 있는데 이 일은 결혼식, 파티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공휴일에 주로 일한다. ornus와 우리는 공휴일에 가족끼리 여행다니는 삶을 살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긴 하다. ornus가 당황스러워한다. 평일에 일하면 안되겠냐고..

그래서 다른 일도 알아보고 있다. ornus는 나보고 학교는 다니고 싶으면 다니되, 그냥 일 안 하고 글만 쓰면 안되겠냐고 하지만 뭐 내 결정을 존중하기 때문에 내 맘대로 하란다. 나는.. 직장생활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매일의 삶을 돌보기 위해 일터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기에 꼭 일을 할 것이다.

색을 만지는 일, 생명을 돌보는 일, 데코레이션.. 내가 가진 재능과 성격에도 맞기 때문에 이 직업도 괜찮은 것 같은데 아쉽다.

Comments on this post

  1. 암헌 said on 2012-07-06 at 오후 6:04

    플라워아티스? 의외의 선택인걸?

  2. wisepaper said on 2012-07-07 at 오전 12:55

    내가 생계를 위해 하고싶은 일이라면.. 음 저런 거나, 패션 머천다이징(한마디로 옷 떼오는거 ㅋㅋ), 아니면 빈티지샵.. 등등 이런 쪽인데.. 아.. 뭐해먹고 살지? ornus가 나보고 주말에 일하는 플라워아티스트 하지 말고 “자기는 남들 꽃 해놓은거 평론이나 하믄 안돼??” (그런 직업은 없음-.-)

  3. a said on 2012-07-07 at 오전 11:11

    빈티지샵 추천. 자네가 하면 파파톨드미의 앨리스가게(쌍둥이자매가 운영) 같은 느낌일 듯.

  4. wisepaper said on 2012-07-08 at 오후 1:22

    파파톨드미가 만화 제목인가요? 앨리스가게.. 궁금해지네요..

  5. 엽기곰순이 said on 2012-07-11 at 오전 12:30

    뭐 결국 장사네. 물건 떼다 파는 거. 꽃이든 중고든. 그래, 잘 생각했다. 장사만이 길이야..

  6. wisepaper said on 2012-07-11 at 오후 12:38

    결국 우리 부부의 최종 목표도 장사를 해야 실현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애. ㅋㅋㅋㅋ ornus한테 장난삼아 하는 말이지만 적어도 수천명 직원 있는 기업의 오너가 우리 목표라고. 그 정돈 돼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실현할 수 있으니 딴생각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꿈이라도 커야지 사람이 ㅋㅋㅋ

  7. 엽기곰순이 said on 2012-07-11 at 오후 11:49

    그럼그럼, 장사하자!!! 아, 장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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