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관계

우리집 옆단지 꿈에그린 어린이집 별들반(5세반)에 다니고 있는 열음이.
근데 같은 반 친구들이 다들 개월수가 열음이보다 느려서 그럴수도 있고(아이들은 개월수 따라 차이가 많이 남),
아님 열음이 키가 평균보다 큰 편이어서 그런건진 정확히 모르겠지만
열음이가 반에서 키가 월등하게 제일 크다.;;;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이상하게도 같은반 여자아이들이 다들 열음이를 좋아한다고.
선생님들 설명으로는, 다른 남자친구들은 같은 아이라고 느끼는데 열음이는 또래보다 크니까 뭔가 오빠같은 느낌..? 뭐 이런 시선으로 여자애들이 신기해하는 것 같다고..(몰라.. 우린 이유는 몰라..)

아무튼 그 중 유독 열음이를 아주 좋아하는 귀여운 여자아이 수현이(가명;;)가 있는데
열음이 준비물도 챙겨주고 그림그리기 시간에 크레파스도 챙겨주고 열음이가 덜렁댈 때마다 그렇게 잘 챙겨준단다.. 잘 챙겨주니 열음이도 견학 갈 때 그애랑 손도 잡고 가고 사이도 좋은 편인데
어느날 새침떼기 요조숙녀 새초롬한 희진이(가명;;)가 어린이집에 새로 등장.

어느날 미술시간에 앉아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열음이가 갑자기
수현이를 앞에 두고 “나는 희진이가 좋아~..(아우.. 열음아 그라믄 안돼..ㅠ.ㅠ)
이 소리를 들은 수현이가 울음을 떠뜨리고…ㅠ.ㅠ
한동안 속상해해서 선생님이 수현이를 달래주시느라 진땀을 뺐다고.

근데 애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가 있으면 낮잠시간에 꼭 자기 옆에 자라고 한단다.
얘네들의 호감의 표시는 “내 옆에 와서 자…” 이거라고.
어우 진짜 웃기는 것들..

어느 견학 가는 날 어린이집에 도착하니 친구들이 다들 줄을 서 있는데 열음이가 희진이 옆에 가서 손을 잡고 걷기 시작한다.
수현이는 여리여리 새하얗게 이쁘고 희진이는 인형같이 생겼다. 요즘 아이들은 하나같이 다들 어쩜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저렇게 이쁜 아이들이랑 열음이가 소꿉놀이하고 손잡고 소풍 가고 한다는게 기분이 애틋해지더라.

사실 아직 열음이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다.(선생님이 그러시는데 다른 남자아이들에 비해 열음이가 그 쪽으로 더 느린 것 같다고.)
요맘때 남자, 여자를 구분하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유독 성역할에 집중해서 남자는 남자애들끼리 놀려고 하고 여자는 여자애들끼리 소꿉놀이 하려고 하는 경향이 생기는데
열음이는 그런 부분이 없어서 남자애들 중에 여자애들과 섞여 소꿉놀이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한다.
하루에 보통 서너시간씩 놀이터에서 노는데 신나게 놀다가도 누나들이 소꿉놀이 한다고 나뭇가지, 흙으로 반찬 만들고 있으면 열음이 꼭 끼워달라고 졸라서 반찬 정말 열심히 만든다.
언젠가는 나뭇가지에 잎파리를 하나씩 끼워가며 열심히 잔치음식-.-을 만들어놓은 거 보고 한참 웃었다.
아직 남녀의 신체 차이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 같고, 내가 굳이 가르치려 하지도 않았고
성역할에 대해서는 더더욱 구분 없이 놀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남자애들은 유독 자동차, 총, 칼, 과격한 놀이를 본능적으로 좋아하긴 한다.

아무튼 열음아 수현이랑도 희진이랑도 골고루 사이좋게 지내렴…-.-

 

Comments on this post

  1. 엽기곰순이 said on 2012-06-26 at 오전 1:44

    헐, 칼갔군. 난 희진이가 좋아… 간 큰 남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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