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끝에 낙 2
열음이와 은율이가 지들끼리 논다.
블럭쌓기도, 자동차 놀이도, 티비 보기도
지들 둘이 방에 넣어놓으면 덜 심심한지 엄마 아빠를 찾지 않고 꽤 오래 논다.
물론 아직도 애들이니까 하루에 몇 시간씩 그렇게 우릴 편하게 놔둬주는 건 아니다.
(중간에 싸우는 소리, 뭐 갖다달라는 소리, 먹을 거 만들어달라는 소리는 추임새;;)
그래도 짬짬이 지들끼리 노니까
그 때 ornus랑 나는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우리끼리 거실에 있을 수 있다.
(우리집에서 거실은 서재이며 엄마 아빠 공간이고, 장난감방 두 개를 만들어놔서 그곳이 애들 공간이다. 이곳은 완전 개판-.-)
가끔은 열음이가 은율이를 안방에 쏙 집어넣고 자기도 들어가며 문을 닫고 한마디 한다.
“엄마 우리 쿵쿵할거니까 들어오지 말라”고. 방해하지 말란 뜻이다.
주) 쿵쿵: 이눔시키들이 우리 자는 침대 매트리스 위에서 사정없이 뛰겠단 소리다. 매트리스가 망가지든 말든 스프링 다 찌그러지든 말든 지들끼리 놀아주면 우리는 그저 고마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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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꿈도 꿀 수 없었던 우리의 자유시간이…
은율이가 자라고 열음이가 성숙해지면서 가능해졌다.
지들끼리 쿵짝쿵짝 가끔 싸워가며 둘이 놀아주는 날이 진짜 오다니.. 꿈만 같다.
다음 목표는 우리 없이 지들끼리 나가 노는 거다.
가끔 주말에 단지내 놀이터에서 애들이랑 우리 식구 다같이 열심히 놀고 있다 보면
지들끼리 나온 꼬마 형제가 보인다. 니네 몇살? 하고 물어보면 형은 7살, 동생은 5살이란다.
엄마 아빠는 뭐하시니? 하고 물어보면 엄마아빠는 집에서 자요..
@.@ 세상에… 집에서 잔대.. 엄마아빠는 집에 있대.. 잔대…@.@
다음 단계는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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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아, 난 오늘 아침부터 jin과 열난 토론을 벌렸고, 결론은… jin에게 자식 있는 페북 친구 다 끊으라고 했다. 그러니 그럼 정말 다 끊고 아무도 없다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ㅡㅡㅋ 암튼지 그러다 바람 쐬러 나갔는데, 나가서도 자식 있는 카페 사장의 그 자식들을 한참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는… 아놔…
뭐야 그럼 Jin씨 ornus 하고도 페북친구 끊어야 되는데? ㅋㅋ 뭐 그런 망발을~ ㅋㅋ 안 끊었던데? ㅋㅋ 난 페북 ornus 할 때 가끔 옆에서 보는데.. 거기다 진심을 담으면 뻘쭘해질 것 같고 삐딱선을 타는 것도 안 어울려 보이고(페북에서 무려 삐딱선을 타고 계시는 곰순이 화이팅이야~), 지 자식, 지 남편, 지 와이프 사진들 띡 올려놓고 몇 줄 글도 없으니 뭘 느끼라는 건지 모르겠고..(설명이라도 있으면 소통이라도 될텐데.. 역시 난 촌스런 감성인가봐) 거긴 왠지 “나의 삶을 부러워하라”가 모토인거 같아서 난 못하겠더라.. 보고 있으면 루시드폴의 노래가 떠오른다. “사람들은 즐겁다….”
곰순아..쭉 너의 리플들을 읽어보니 너는 아기 낳으면 최소 5년 이상 산후우울증에 시달릴 것 같다. 5년이면 그나마 다행이게. 원래 우울증이란게 자칫하면 만성으로 이어질수도 있는거 아니냐.
심은하 언니 역시 최고! ㅋㅋㅋ
그래? 아..빨리 그럴 시간이 왔으면 좋겠어.
빼빠, 그래 우울증은 나의 동반자, 나의 친구, 나의 원동력!! ㅋㅋ 난 즐겁고 좋으면 아무 생각이 안 나고, 걍 왠지 허탈한 것 같고, 왠지 죄짓는 것 같고… 이것도 어떤 심리적인 상처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우울감이 있어야 왠지 살아도 될 것 같고. 어떤 원죄에 시달리는 것인지 아님 뭔가 나의 행복이 불안한 것인지.
원래 사람이 한두가지 정신병은 갖고 사는건데 너는 그 불안증을 원동력으로 그림에 몰두하거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