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는 공돌이

아.. 미국 CS, CE 전공 대학원 탑 20를 왜 내가 외우고 있냐고.
캠퍼스 리크루팅 많이 오는 학교가 CA에 많을지 동부에 많을지 알아보고
실험실 특성을 수십군데 서치를 하다보니 눈이 빠개진다.
공돌이들이 쓴 글만 수백개 쳐다보다보니 패턴도 보이다.
일단 글을 결론, 결론을 내리게 된 논거 제시 순으로 깔끔하게 써줘서 매우 다행.

H1B 알아보는 데 몇 년이 걸렸는데(이민국에 있는 문서화된 정보를 현실화시키는 과정은 사람마다 달라서 알아보는 데 오래 걸렸다),
그동안 내가 만나고 다닌 변호사와 서핑한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노동량이 상당하다.

일단 취업을 했는데도 고민은 계속된다.
학위과정을 해서 질 좋은 캠퍼스 리크루팅을 통해 취업하는 게 장기적으론 좋지 않을까.
아니 학위과정하느라 시간 낭비 돈 낭비 하지 말고 가진 경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ornus의 미국 동료들이 몇 번을 말해줬지만
그래도 고민이 되는 건 사실이다.

일단 첫번째 H1B 스폰서해주는 회사를 찾는게 가장 어려운 단계고
첫 번째 H1B 스폰서를 받고 나면 미국 들어가서 이직하는 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첫 번째 H1B를 목표로 해서 밤마다 전화인터뷰 봐 가며 잡오퍼 받았고 사인도 했지만 지금 H1B 쿼터가 빠른 시일 안에 소진될 예정이라 변호사가 서류 작업을 빨리 못하면 우리의 기회는 날아가게 된다. 기가막힌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대학원으로 갈 거다. 우리도 징하다 징해..

무늬는.. 반쯤은 나도 공돌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서치 인생 14년..
우리집 공돌이가 바쁘셔서 서치 같은 건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서치는 다 내가 한다.
ornus가 돌아오면 내 방대한 서치기록을 브리핑, 프리젠테이션해주면 그 중에서 ornus가 고르는 거다.
나.. ornus 개인비서인 걸까….?-.- 그러나 ornus도 집에 오면 나의 개인비서 역할을 해 주니 쌤쌤이다.
“자기야 쓰레기좀 갖다버려줘, 자기야 나 양말좀 갖다줘, 자기야 의자좀 갖다줘 등등-.-“

노가다도 하면 할수록 는다.
서치하다가 덤으로 얻게 되는 노하우도 있고 내 갈 길 알아보는데도 참고가 되니 모든 게 낭비는 아니다.

ornus 회사 그만두라고 매일을 말하고 있다.
대학 들어간 이후 14년. 단 한 번도 쉬지 못하고 살아온 ornus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사실은 공부해야겠지;; 언제든 이직을 하려면 인터뷰를 위해 봐야할 책들과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몇 달은 쉬었으면 좋겠다.
(내 관심은 염불보다 잿밥. ornus가 그만두면 애들 어린이집 보내놓고 둘이 같이 강남으로 학원 핑계 대며 데이트할 생각이다;)
그만두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자기가 나오면 누가 그 업무량을 덤탱이쓸지 보이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 같다.

ornus가 매일 칼퇴근하고 있다. ornus는 회사에서 이제 완전 특이종이 된 거다.
물론 다른 계획이 있으니 이런 포지션이 가능하지만, ornus의 계획을 아는 상사들은 눈감아주고 있고 모르는 일부 동료들은 ornus의 포지션이 참 묘하다고 여기며..
어제도 몇 년 만에 회사 단합대회를 하는데 남들 줄넘기하고 있는데 ornus는 가방 싸서 유유히 걸어나왔다고 한다-.-
가끔 집에 있으면 전화가 걸려온다.” 이책임님.. (미국하고 하는) 컨퍼런스 콜만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Comments on this post

  1. 96심은하 said on 2012-06-06 at 오후 3:59

    좀 삼천포같은 리플이겠지만, 넌 남편 하는 일에 대해서도 잘 알고있고 서치를 도와주고, 또 남편이 몇달은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다니…내남편이 들으면 얼마나 부러워할까.ㅋ

  2. wisepaper said on 2012-06-07 at 오전 9:54

    종종 뜬금없이 알고리즘과 컴파일러가 뭔지 설명해달라는 제게 설명해야 하는 ornus는 얼마나 깝깝할까요;; 아마도 여기 자주 들어오시는 CS전공자분들은 ornus를 부러워하긴 커녕 불쌍히 여기실 거 같아요;; 어허헣

  3. 엽기곰순이 said on 2012-06-14 at 오후 7:31

    나도 남편에게 너 뭐 공부하니? 물었는데, 아놔 선형 수식 함수 뭐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아…. 얘를 계속 공부시켜야 하나 뭐 이런 생각이 들어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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