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펜트하우스에서 바라본 전망이란다~
(웹에서 퍼온 사진)
ornus가 미국에서 들어오자마자 겨울휴가를 반 정도(;;) 쓰게 돼서 며칠 동안 징하게 드라이브하러 다녔다.
내년엔 우리 삶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고(있기를 바라고) 해서 더더욱 열심히 여행 다니게 된다.
강변북로를 6번 정도 탄 것 같고 자유로를 달려 헤이리에도 다녀왔으며(헤이리에서 우리가 들어간 곳은 결국 놀이터-.-),
그동안 대중교통으론 가보지 않았던 서울의 구석구석, 골목길을 찾아다녔다.
지금 신도시에 살고 있어서 도로와 건물, 장식물 등이 전부 새것 느낌이라 너무 가벼워보이고 좀 그랬는데
역시 서울의 구석구석은 세월의 손떼가 묻어 있어 좋다.
콘크리트도 나이를 먹어야 멋스럽다. 중후한 중년 같은 회색빛을 한 콘크리트.
별 거 아닌 떼 탄 도로에도 감탄을 하곤 하는 나는 서울 여행이 제일 재밌는 것 같다.
그렇게 여행을 하다 마지막 날 나뭇잎이 다 떨어진 겨울의 서울숲이 가고 싶어져 서울숲 근처를 달리고 있는데
은율이랑 열음이가 내린다고 보채고 난리다. 이럴 때 우리의 피난처는 백화점의 유아휴게실이기 때문에 급하게 핸드폰을 눌러 근처를 물색하니 “갤러리아 포레”가 뜬다.
“갤러리아 포레? 이름이 왜 이래? 그래도 뭐 갤러리아 백화점인가 부지”
이렇게 해서 우리 맘대로 갤러리아 포레는 갤러리아 백화점으로 탈바꿈했고 울고 보채는 애들을 태우고 쌩하게 숲속으로 들어가니 엥??? 이건 백화점은 아니다….
알고보니 주상복합 아파트네. 높은 건물 두 동으로 이루어진 주상복합 아파트가 서울숲 안에 있고,
아파트의 아랫층은 포레 더 몰이란 이름이 붙여진 공간인데,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고
커피숍, 이탈리안 레스토랑, 평범한 쌀국수집 등이 입점해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요즘 유행하는 모던한 디자인이지만 뭔지모를…. “부내가… 난다.. 부내가..”
애들이랑 다같이 쌀국수를 먹고 커피숍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모던한 비율로 나눠진 큰 창들이 식당 벽을 이루고 있고 그 창으로 끌어들인 풍경이 서울숲이다. 겨울의 냉랭한 풍경도 좋았으나 봄이 되고 여름에 오면 더 좋겠단 얘기를 나눴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져 보니 이 곳에서 나던 이를 모를 부내;;는 근거가 있는 것이었다.
이 곳은 70평에서 114평, 30억에서 70억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분양가를 자랑하는 주상복합아파트였던 것이다.
“원래 이런 공간이 시민들에게 개방되나?? 타워팰리스가 그래?”
우리끼리 궁금해하는데 아무 근거없는 추측은 서울숲을 자기네들 앞마당처럼 사용하고 있으니 일정 부분을 개방하기로 협의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런 그사세(그들만의세상) 아파트의 출입구가 아무에게나 개방되고 있다니 궁금증이 들었다.
갤러리아 포레를 설계한 사람은 요즘 스타 건축가 중 하나인 장 누벨이다.
빽빽한 도심 한복판에서 서울숲의 풍경을 제 앞마당처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아보이지만
건물 자체는 도대체 장 누벨씨는… 어디다 감각을 사용하신건가요? 묻고 싶을 정도로 그냥 그저 그런 것 같다.
오피스텔 건물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저 창문들(우리나라 아파트에는 왜 크기가 서로 다른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모양의 창문을 설계하지 않는걸까? 원가절감 문제인줄 알았는데 이런 비싼 아파트도 그렇다니 그 이유는 아닌 것 같다) 하며,
건물 자체에 독창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나무들이 계절을 바꿔가며 보여주는 저 풍경을 도시 안에서 볼 수 있다니, 이제 풍경도 모두의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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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여기 거긴가보군요. 인순이가 산다는;;;;
in-seoul이라.. 저는 서울에 갈 때마다 기분이 좀 묘해요. 우리는 직장 때문에 또는 아이들에게 맑은 공기 속에서 살게 하고 싶어서 서울 아래로 내려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