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기 전 1,2,3

1.
이사 갈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자 이틀 뒤에 집 내놓고 일주일 안에 집 팔고 그 바로 다음날 내가 찍어둔 동네 가서 집 보고 돌아온 후 일주일 후 계약, 이삿집 업체와 새집증후군 시공업체 선정.
그리하여 이사갈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 지 며칠 안에 우리는 진짜 이사 가게 되었다. 새 집 선정 이유는
첫째 동네 인구밀도가 낮은 편이고 둘째 바로 뒤에 동산이 있고 단지 바로 앞에 매우 큰 공권과 산, 수목원이 있다는 것.
물론 사이사이 ornus나 가족들과 상의를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나… 너무 추진력 있었던 걸까-.-
현재 집은 익숙한 생활권과도 가깝고 바로 옆에 오빠네 집도 있고 가족들과의 유대가 있는 곳인데 아무도 알지 못하는 동네로 뚝 떨어져 간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만, 나는 아무래도 일부러 이렇게 홀로 되고 싶은 것 같다.

2.
아이들과 저녁 때 잠들고 나면 꼭 새벽 두세시에 잠이 깨서 일어나 앉아 있게 된다.
그럴 때 휘몰아치는 외로움+그리움+두려움의 감정들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진짜 나쁜 건 아무 생각들도 아무 감정들도 몰려오지 않을 때다.
감정들이 휘몰아치듯 다가오면 그냥 가만히 흔들리다가 그것들을 헤집고 그 안에 자리잡은 한 가지 생각과 만난다.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 성찰의 시간.

3.
은율이는 언제쯤 남의 손에 맡겨야 할까. 아직 돌쟁이도 안 된 아가를 두고 빠른 생각이다 싶지만 18개월 쯤이면 일부 시간은 가능하지 않을까. 실은 지금 당장이라도 하루에 일정 시간은 아이와 떨어져 있고 싶지만 분유도 내가 주는 것만 먹고 내 품에서 분유병을 쪽쪽 빨아야만 잠이 드는 아가를 누구한테 맡길 수 있을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눈 딱 감고 떨어져 볼 거다. 내가 건강해야 아이한테 가는 사랑도 건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라 그런지 꾀가 난다. 아직도 몇 개월을 더 이렇게 꼼짝없이 내 모든 걸 이곳에 묶어두어야 하는 일이 벅차게 느껴진다.

Comments on this post

  1. 엽기곰순이 said on 2011-11-06 at 오후 11:03

    판교? 냐고 jin이 몹시 성급히 질문한다.. 요즘 판교가 대세인 것 같다고… 증말이지 추진력은 대단하시구나!!!! ㅋㅋ 나는 코벤트리 떠날 때 참 서운하더라고, 물론 런던 와서도 재밌게 살고 있지만.. 그래서인지 그케 휘리릭 안 되던데… 아니다.. 집 찾고 3일 만에 계약했으면 나도 어지간히 후다닥인가? 흠… 암튼지 공기 좋고 나무 많은 곳에서 애들 잔병치레 좀 줄고 여유도 생기면 좋겠구나!!

  2. wisepaper said on 2011-11-10 at 오전 2:35

    판교? 우리한테 거기 갈 돈이 어딨어..ㅋㅋ 거기가 대세냐?  야야 시골로 가고 싶어 노래를 불렀는데 서울 가까이로 왜 가겠어.. 서울과 최대한 멀어지려고 발버둥치다가 수목원 근처에 아주 좋은 곳을 찾았다! 나중에 우리집에 꼭 놀러올 일이 있다면 좋으련만.. (이런 일이 생기느니 차라리 ornus 출장 갈 때 같이 가서 니들을 만나는 편이 빠르겠다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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