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갈까
1. ornus가 돌아왔다. 마지막 일주일은 협력사와 미팅 때문에 런던에서 보냈는데, 곰순이와 Jin씨를 깜짝 번개 쳐서 만나고 돌아왔다고 한다. 런던과는 시차가 좋지 않아서 일주일간 전화하지 않기로 했기에 난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잠깐 한국 들어온 곰순이랑 내가 만난게 사실 바로 엊그젠데 참 재밌고 웃긴 시츄에이션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지들끼리도 잘 노는 구나. 니눼들 진쫘.
2. 천식과 기침, 목감기로 일 년 중 세 계절은 약을 달고 다니는 열음이. 그리고 만만치 않은 은율이. 계속 고민하던 문제긴 한데 이번 가을 식탁 위에 무심코 늘어놓은 한 달치 약봉지가 스물 세 개, 그러니까 한 달 동안 둘이 스물 세 번 병원에 다녀왔다는 것을 깨닫고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았다. 아이니까 아직 어려서 면역이 약한 것도 있고 다른 여러가지 방법으로 노력해야 겠지만 도시 공기를 맞으며 살면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집도 처음엔 좋았는데 이제 광교개발과 지하철 공사로 사방이 공사판이다.
그리하여 아예 공기좋은 남해나 지리산으로 이사 가 살고 ornus와는 주말에만 만날까 하는 생각도 심각하게 하고 집도 알아봤는데 이건 우리 가족의 원칙과는 거리가 먼 얘기인 것 같아서 이 생각은 접었다. 출퇴근 가능한 한계 지점 중에 대중교통으로 도시접근이 가능하고 우리가 가진 몇 가지 여건 내에서 절충적으로 해답을 찾을까 고민중이다.
꼭 우리나라뿐만은 아니고 한적하고 공기 맑은 곳에 사는 건 사실 ornus와 내가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은 머릿속 생각대로 실현할 수는 없고 중간단계의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뿐이지만..
열음이한테 “열음아 우리 이사 갈까? 여기 말고 다른 데로.. 거긴 공원도 더 크고 나무도 더 많아.”
“지윤이처럼?(엊그제 이사간 열음이의 단짝 여자친구 얘기) 다른 데로 가는거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거긴 뭐 있어?(장난감이 뭐 있냐는 뜻이다) (베란다를 쳐다 보며) 엄마 나는 멀리 멀리 가서 공룡을 만나고 싶어..” 공룡화석이라도 있는 데로 가야되나.
3. 며칠간 남도여행 일정을 짜고 있는데 여러 목적과 관심사가 이리 꼬이고 저리 꼬여서 복잡해진다. 욕심 내지 말고 좋을대로 다녀와야지. 설렁설렁.. 저눔시키들 둘 하고 같이 다니려면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 그러니 좋을대로, 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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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에서 출근셔틀은 없을랑가요? 산본 정도면 산도 좋고, 공기도 좋고 좋던데. ornus의 출퇴근이 피곤해지긴 하겠지만….
산본 좋죠..^^ ornus가 출근을 두 동네로 하니까 어렵네요. 두 군데 다 대중교통 연결되면서 지금보다 훨씬 시골로 가고픈 맘이 커요. 수원보다 더 아래쪽..
출근 불편해도 시골로 가고파요. 왜 그럴까. ^^
제주 이직 추천. 해보니 쉽더라. 금전적 손해만 약간 감수한다면.
안그래도 지난주말에 uks님네 놀러오셨는데 화제가 됐지요. 이제 제주도로 놀러 갈 길이 열린 거라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