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한나라당, 법관 개인별 사상검증 추진할 것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5532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특정세력이 장악한 법원을 국민의 사법부, 신뢰받는 사법부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국민적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중진회의에서 “강기갑 의원의 무죄선고를 계기로 촉발된 사법개혁제도개선의 논의를 저희가 제의한 것은 적절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힘을 실었다.
이용훈 대법원장, 사법부 독립 굳건히 지킬 것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1201814005&code=940301&area=ncast
민노당 강기갑 의원 무죄판결이나 PD수첩 광우병 보도 관련 무죄판결이나 특별히 진보적인 판결도 아니고
그저 상식적인 선에서 나온 판결이지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던 것을 증명하는 것일 뿐.
이걸 가지고 한나라당 의원님들 – 판사들의 좌편향 운운하고 있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판사들의 사상검증을 해야 한다는 정치적인 헛소리 앞에서 사법부 재판관들은 아마도 헛움음이 나올 것 같다.
검찰이야 속성상 행정부의 머슴이 될 운명이라지만 사법부만큼은 독립되어 돌아가야 하는 것은 법치국가의 당연하고 또 당연한 원리 아닌가.
이러다간 정말 정치가 사법부도 제어하겠다 싶다.
…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이용훈 대법원장님과는 약 1년 간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작은 모임을 가진 일이 있다.
그때 이분은 대법원장으로 임명되기 직전이었는데 내가 일하던 연구소의 이사장님이셨고, 뜻이 맞는 몇몇 사람들끼리 그야말로 사적인 성경 공부 모임을 갖자고 하셔서 (나로선 정말 다시 오지 않을 특별한 기회지만) 성사된 모임이었다.
얼마만큼은 굉장히 학구적인 토론이 오가기도 했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이대법원장님 덕분이었다.
내가 파악하기로는
이분은 특별히 우편향적이지도 않고 좌편향적이지도 않다.
그저 사안에 따라 굉장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판단하는 성향을 가진 분이었을 뿐이다.
대법관으로 오랜 세월 일했던 사람의 상식이란 참으로 까다로운 것이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분석하고 또 분석해야만 가져질 수 있는 아주 순결한 상식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경공부를 할 때도 어느 누군가가 두루뭉술하게 추상적인 개념을 얘기하면 이분은 바로 찍어서
이사야 몇장 몇절과 마태복음 몇장 몇절을 예로 들면서 개념정리하신 다음에 그 두루뭉술한 개념을 생선가시 바르듯 발라주시는 것이었다-.-
이분이 직접 판결하셨던 사안들을 대강 살펴본 일이 있었는데
언뜻 파악하기론 어떤 판결에선 굉장히 진보적인데 어떤 판결에서는 보수적이어서 고개를 갸우뚱했던 경험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각 사안에 맞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상식적이고 가장 법리에 맞는 해석 선에서 내린 판결이기 때문이었을 거다.
오랜 대법관직을 그만두시고 몇 년 간 변호사로 일하셨을 때 그야말로 굵직한 사건들을 많이 담당하셨는데 그 중 하나가 탄핵사건 때 노무현 변호인단을 맡으셨던 것이다.
후에 대통령으로부터 대법원장 지명을 받았고 신문에 연일 노무현 정부 코드인사라는 기사가 쏟아질 때
개인적으로 이 일에 대해 여쭤본 일이 있었는데
이분의 대답은 쏘쿨이었다-.-
“나는 노무현을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친분도 없으니 코드 코드 할 것도 없고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이회창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언론이 좋아하는 코드를 적용하자면 이회창 코드가 더 어울리겠다(언론이 좋아하는 이 ‘코드’란 단어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탄핵사건 변호는, 나라의 가장 중대한 사안에 대한 수임이기 때문에 변호사로서 굉장히 도전해볼 만한 일이고 상식적인 변호였을 뿐이다”라고.
어쨌든 얼마간 이분과 공부도 하고 밥도 얻어 먹으며 옆에서 보고 느낀건
굉장히 지긋한 나이에 그 위치까지 갈 때까지 사람이 옳고 그름에 관한 꾸준한 상식을 유지하기란 매일매일을 몸부림을 치며 살아가야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란 깨달음이었다.
이것은 이분의 개별 판결에 대한 수긍 정도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사실 대법원장의 개인적인 정치적인 성향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또한 대법원장의 성향이 무엇이든 개별 판사들의 판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독립적이어야 옳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사법부를 향해 사상검증을 하겠다, 좌시하지 않겠다 등의 발언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가막힌 일이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것인지 알고 까부는 것인지 이건 정말 우리가 민주주의 법치국가라는 것을 부정이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좌고 진보고 간에 지금 우리 사회는 그냥 상식만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 정도로 위태로운 것 같다.
한나라당이 정권 잡은 지 10년은 더 된 것 같은데 아직 2년이란다. 상대성이론은 절대적으로 옳은 것 같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 TrackBack URL
Comments on thi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