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멸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도 저렇게 잘 웃고 잘 사는데 왜..

 

이 땅에 대한 환멸이 점점 더 커져 간다.

이제는 희망 같은 것들을 품는 일에 위축이 된다.

희망을 코미디로 만드는 ‘부끄러움 모르는 모든 것’ 덕분에..

그래도 모자라나마 소시민으로서 내가 품고 실천하는 희망들은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점점 위축된다는 게 속이 쓰리다.

——–

며칠 전엔 황지우 한예종 총장을 잘라버리려 권력이 휘두르는 그 교양없음에 속이 쓰렸다.
오늘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아무 말도 필요없이 많이 아프고 쓰리다.
어제는 황지우 시인의 시들을 다시 읽어보았지만 오늘은 아무 것도.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 (群)을 이루며
갈대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죽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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