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독 프로슈머-.-

 

3개월이 갓 지났을 무렵, 누워만 있는 열음이의 피부는 뽀얗고 맨들맨들.
4개월부터 침을 무지하게 흘려대더니(침 흘리는 건 좋은 거란다..)
이 물건 저 물건 무조건 입에 가져다대고 보는 시기까지 더해져
입 주위 볼이 오돌도돌 거칠어지고 빨갛게 부어오르고, 어느날은 비늘처럼 벗겨지고
말이 아니게 됐다.

깨끗했다가 뭐가 났다가,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빠는 걸로 욕구를 충족하는 시기에 충분히 빨지 못하면 오히려 좋지 않다고 배웠기 때문에
우리는 열음이가 빨고 싶은건 뭐든지(극소수의 위험한 것만 빼고) 빨게 하고 있다.
그러니 상처가 덧나고 덧나고..

‘침독’, ‘오돌도돌’ ‘좁쌀’ 등등의 검색어를 넣어서 나오는 넷상의 글들은 거의 다 검색해본 것 같다.

좋다는 수입크림을 공구하고, 크림을 바꾸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한 스테로이드 제제 연고도 써 보았으나 그 때뿐.
스테로이드 중독의 위험에 대해서도 검색하고
지난 3개월간 우리 둘은 열음이의 얼굴 상태를 봐서 각종 크림과 연고를 하나씩 사용하고 바꿔가며 호전상태를 체크하고,
이건 뭐 실험실이 따로 없을 지경이다.

현재로선,
보습 철저히 해주는 걸 원칙으로 하고 상처가 심해지면 연고도 가끔 사용,
습도 조절 등등에,
페리오랄 침독크림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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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요즘 틈틈히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를 읽고 있는 중인데,
요즘 우리가 바로-.- 앨빈 토플러가 강조하는 “프로슈머(Prosumer; 판매나 교환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사용이나 만족을 위해 제품, 서비스, 경험을 생산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스스로 생산하면서 동시에 소비하는 이들.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한 가지 이상의 분야의 프로슈머다;;)”의 역할을 몸소 실현하고 있는 중인 듯.

컴퓨터나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의료분야야 말로
경제활동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프로슈머가 하는 일들이,
경제활동에 포함되고 있는 의료기관이 하는 일들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나 뭐라나-.-
그러니 토플러 할아범께서는 비화폐경제활동으로 여겨지는 프로슈머가 하는 일들을 제대로 계산에 넣지 않고는 지금의 경제학은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반 이상이라고 역설하고 계신다-.-

과연 그렇다.
병원에 가서 3분도 채 안 걸리는 진료시간 동안 의사는 얼굴 한번 흘끗 보고 처방전만 급하게 써내려갈 뿐.
뭘 더 질문하려고 해도 다음 환자를 위해 떠밀리듯이 병원을 나서야 한다.

아무튼.
언젠가 침을 흘리지 않게 되면, 언젠가 온갖 물건들을 입에 넣고 양 볼에 부비부비하지 않을 만큼 자라게 되면,
없어지겠지.. 사라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속을 다스리고 있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면, 또 한 계단 넘는건가.
그러나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조바심과 속상함으로 가슴 속이 요동을 치고 있다.

(혹시나 이 부분에 노하우가 있으신 분께서는 정보 좀 나눠주세요.
크면 없어지더라 하는 경험담도 좋구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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