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얼굴

1. 운전
점점 운전이 재밌어진다. 비용도 그렇고 여러 가지 단점이 있긴 하지만 운전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공간을 한 뼘 아니 엄청나게 넓혀주는 게 사실이니까.  여기 저기 핸들을 돌리며 일일 생활권 안에서는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주는 자유. (하지만 예전같으면 뛰어다녔을 거리를 다 차를 타고 다니니 뱃살이 붙기 시작한다ㅠ.ㅠ)
운전이 슬슬 재밌어질 때가 위험한 순간이라고 하는데, 실은 나는 아직도 좀 소심하다. 거의 방어운전이니까;; 미국에서 교통체계에 익숙하지도 않은데 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했던 며칠의 경험이 자신감을 좀 늘려준 것 같다. 미국에서 렌트했을 때는 ornus회사에서 적용하는 규정대로 렌트한지라 도요타 캠리를 선택해서 몰았는데 이걸 몰다가 우리집에 오니 우리차는 왜이렇게 작은 건지.
그래도 나의 첫 운전을 이 차로 해서 그런지 난 우리차가 젤 좋다. (이래서 대부분의 운전자에게 자기 첫차 브랜드에 대한 애정도가 굉장히 높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동네의 운전환경도 좋다. 신도시인 데다가 다른 신도시와 달리 인구밀도가 낮고 녹지와 공원이 많아서 거리에 차가 별로 없다. 한산하다.

 

2. 애들 얼굴
어린이집 선생님이 나한테 슬쩍 “열음이 잘생겼어요~ 다른 선생님들이 열음이 같은 얼굴이 이상형이라고… 하하하”
이러신다. 어린이집 선생님 특유의 좀 과한 칭찬이라 뭐 그렇지 하면서도 그래도 팔불출 엄마는 기분이 좋다.
난 아무리 내자식이라도 외모에 대한 평가는 냉정해서;; 열음이가 잘생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선이 곱고 이쁘장한 편인 건 사실인 것 같다. 하하.

은율이는.. 우리 아빠를 아주 많이 닮았으니 뭐 내얼굴도 많이 닮았는데 둥글납작한게 도토리 눌러놓은 것 같이 웃기게 생겼다-.- 그래도 웃기게 생겨서 우리한테 피식 웃음을 주니 다행이다. 다행히 눈은 작지 않고 크지만 좀 웃기게 생겼고 볼살은 터질 것 같고 머리 비율은 아빠 엄마를 안 닮고 어찌나 크신지 한숨이 나온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래도 은율이랑 열음이가 같이 놀면 닮은 점을 찾고 “형제라 그런지 역시 닮았어요!” 이런다. 사실 안 닮았는데도;;
열음이 갸름한 얼굴형은 오히려 ornus랑 비슷한데 은율이의 동글납작 찜빵같은 얼굴은 어디서 온 건지… 의문이다.

3. 은율이가 뒤로 넘어간다
말그대로 은율이가 뒤로 넘어간다. 뭔가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취하는 자세가 있다.
“왜 안돼? 왜 내뜻대로 안되는데?”표정으로 뒷걸음질 치다가 그대로 짧은 몸을 바닥에 대자로 피고 눕는거다.
눕긴 누우셨는데 몸이 너무 짧으시다. 은율이 순둥이라고 맨날 그랬는데 이제 머리가 발달하다보니 자기 고집이 생기고 노여움이 뭔지 알게 된 거다. 아주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래도 열음이는 뒤로 눕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은율이는 뻔질나게 뒤로 대자로 뻗어버리니 느무 웃기다.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 장난감 싸움을 하는데 열음이 장난감을 지 손에 쥐고 절대 안 뺏기고 뒤로 넘어갈 때까지 매달려 있다. 결국 열음이가 운다.
아.. 이런 똥고집은 우리 시어머니 말로는 ornus가 그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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