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일을 마무리 하는 귀국 비행기 타기 6시간 전
1. 일
작년 한 해동안 그 생난리를 쳤던, 애증으로 가득찬 프로젝트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서비스가 오픈했으니 이제는 말해도 될 것 같아서 회사일 얘기를 남겨둔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주요 스마트폰에는 “미디어허브” 라는 앱이 탑재되어 출시된다. 그리고 삼성 스마트 TV에도 미디어허브 앱이 출시되었고.
이는 헐리우드와 주요 TV방송사의 컨텐츠를 스마트폰과 타블렛, 텔레비전으로 구매해서 시청하는 서비스인데, 드디어 이걸 정식 오픈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내가 한 일은 아키텍트로서, 컨텐츠를 공급하고 판매하는 서버 시스템의 데이터 저장구조를 설계하고, 기존 고객의 회원정보와 컨텐츠 구매내역, 기프트카드 잔액 등을 삼성 서비스 플랫폼으로 마이그레이션 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일을 도맡아 해왔다.
커리어 상으로는 아마존 클라우드 인프라 기술, Business Requirement 분석기술, Technical Spec 설계기술, Software System Architecutre 설계기술, Design-Develop-Test 등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리하는 Project Management 기술 등등 분에 넘칠 정도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수 차례 텍사스 출장 와서 한국의 개발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자원하면서 무선사업부, VD사업부, MSC(미디어솔루션센터), 미국STA(무선사업부 미국지부) 등의 여러 조직의 실무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고, 그들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연을 맺게 된 것도 큰 자산이 된 셈이니, 경력상으로는 아주 큰 행운을 안겨준 과제였다.
2. 삶
하지만,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으려는 나와 wisepaper의 노력이 물거품 처럼 사라지고, 매일 늦은 밤 퇴근하는 나 때문에 온 가족이 희생을 강요당하는 불행을 주기도 한 애증섞인 과제이기도 하다.
Wisepaper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불편한 진실을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은 “개인의 희생을 무릅쓰고 대의명분을 밝히려는 용기있는 사람” 이라고.
그래서 나도 한 마디 남겨둔다. 그리고 회사에서도 행동으로 옮기려고 노력해왔다.
터무니 없는 개발일정을 일방적으로 강요해서 개발부서를 혹사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개발 일정을 더 단축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요건을 강제로 떠맡기는 임원님들.
윗 사람한테 찍힐까봐 NO 라고 단호하게 말 할줄 모르고 무조건 YES로 말도 안 되는 개발업무를 낼름 받아낸 다음에 밑 사람들을 일로 혹사시키는 중간 관리자님들.
잘 생각해 보시길. 분명히 말하지만 그건 당신 한 사람 살기 위해 하는 행동이지 팀의 성공을 위해 하는 행동이 아니다.
당잔 눈 앞에 닥친 과제는 성공시키겠지. 하지만 팀원들, 그리고 그 팀원들 때문에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한 가족들은 절대 행복하지 않다.
물론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내가 더 암담하게 느끼는 건, 실제로 중역이신 나이대의 어른들은 가족 안에서 돈 벌어오는 것 외에 별로 큰 역할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몸에 배 있어서 이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심각하게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 TrackBack URL
Comments on thi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