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자식 키우는 사람은 입 찬 소리 하는 게 아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에게서 들어본 소리인데, 이제서야 얕게나마 이해하고 있다.

“쟤는 투정이 많네.. 우리 아인 저렇게 안 칭얼대서 다행이다..”
– 그러나!!

순하던 내 아이도 바로 다음 날이면 까다롭고 예민한 아이로 돌변해서 엄마의 교만을 정통으로 가격한다. 하하

이런 거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고 순간이 다르다.
여기서 조금 넘치면 저기서 조금 모자라고, 여기서 조금 모자라면 저기서 조금 넘친다.
그러니 아이가 조금 넘친다고 자랑할 일도 없고, 아이가 조금 모자란다고 자책할 일도 없다.

밤에 30분이나 한 시간 간격으로 깨는 아기들도 있는데,
우리 열음이는 서너시간은 내리 자주니까, 참 다행이다 싶다가도
어떤 날은 예상치 못한 컨디션으로 칭얼대고 못 자고 그런다.
밤새도록 “곰 세마리가 한집에 있네~”를 불러주고 토닥여야 안심하고 잔다.
곰 세마리 안 부르면 안 잔다-.- (엽기 곰순이 이모라도 출동해야 할 일인지-.-)

맞벌이하는 부부들의 경우.
낮에 아이를 봐 줄 사람을 구했다고 해서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아이는 밤새도록 아플 수도 있고 칭얼댈 수도 있고.
밤새도록 아이 안고 비몽사몽 하고 나면 다음날 절대 출근이 불가능하다.
반대로,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고 돌아온 사람이 밤에 다시 아이를 건강하게 돌보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음날 출근해야 할 걱정으로 마음이 초조하니 아이를 평안히 돌볼 수가 없고,
또 맘을 다스렸다 쳐도
육체적인 한계는 어쩔수가 없는 일이다.
새벽에 분유를 타서 비몽사몽에 자기 귀에다 집어넣었다는 어떤 엄마의 말을 듣고,
맞다 맞다 충분히 그럴 만하지, 하고 공감해줬다.

아이의 한 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내가 아이와 충분히 살을 맞대고 있어야 할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되도록 내 일을 줄이고 아이와 함께하는 쪽을 택하고 싶다.
돈은 있을 땐 있는 만큼 쓰게 되지만 없을 땐 또 그만큼 줄이게 되니, 살아진다.
초조한 맘으로 아기와 함께 있는 시간을 전전긍긍하며 보내고 싶지 않다.

마땅히 아이 부모가 해야 되는 이런 고생을, 다른 이에게 부탁하고 싶지도 않다.
이건 내 일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하고싶은 일이다.

나는 집안일은 질색(!!)인 사람이지만, 육아는 고생스러워도 재밌고 하고 싶다.
열음이가 한 번 웃으면 하룻밤 밤 새는 것쯤이야..-.-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어떤 일을 결정한다고 했을 때
밖에서 보는 이들은 결과만 볼 테지만,
속사정은 백조가 물 아래서 요란하게 발길질 하는 양상이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아기 안고 가는 부모들을 보면, 아 저집도 사연이 많겠지 한다.
어떠한 결정이든 저렇게 결정하기까지 뒤에 얼마나 많은 좌충우돌이 있었을까 한다.

(아 열음이 잠들었을 때 나도 자야되는데,
 꼭 이렇게 놀고 있다. 깼다 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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