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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악 저음악 징하게 듣는 매니아가 아니라서, 전문적인 평은 못하겠지만
이 정도의 인상평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남들이 스페이스 록이니 포스트 록이니 할 때 속으로 일렉트로닉 냄새가 물씬 풍기는 뿅뿅 거리는 음악을 들고왔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맞아떨어졌다.
서태지는 빼도박도 못할 록음악 키드이기도 하지만, 그의 재기발랄한 감성이 가장 빛날 때는 역시 전자음악을 할 때 같다.
실험이 어느 경지에 이르면 ‘실험티’가 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녹아든 그의 실험들.
겨우 몇 분대의 노래 안에 다양한 질감들을 섞어 놓고도 부담스럽지 않게, 게다가 매끄러운 멜로디로 포장까지.
나는 음악 공력이 딸려 못하는 표현들을 그나마 쏙쏙 잡아주고 있는 매니아의 평이라고 느꼈던 글로 대신한다.
http://blog.naver.com/afx1979
– 요 블로그는 음악뿐 아니라 철학 얘기 읽으러도 가끔 가는 곳이다.
“지금 들어보니까 모아이 리믹스가 완전 종합선물세트네요. 드릴 앤 베이스랑 오락실 idm이랑 하프랑 다 나오는; 그리고 노래들 곳곳에서 현악 엠비언트도 느껴지고. 와 정말 이렇게 복잡한 음악적 요소들이 3-4분대 팝송에 들어있는데 전혀 위화감이 안들고 자연스럽게 스무쓰하게 음악이 흘러간다는 게 정말 놀라워요. 서태지 아마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을듯. 이것저것 실험해보고 뭐 그랬을 거 같아요. 진짜 21세기 팝송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거 같은. (21세기 그루브를 담은 팝송이랄까요.) 텍스쳐와 프로듀싱에 신경쓴 음악 치고는 멜로디도 좋은 편이구요. 보통은 이런 쪽으로 가면 멜로디가 완전히 가뭄으로 고사해버리는게 일반적인데; 그게 위화감이 느껴지는 대표적인 이유이기도 하구요. 게다가 그런쪽을 지향하는 그룹들은 텍스쳐 사운드도 (내공 부족으로) 완벽하게 하지 못해서 결국 이도저도 아닌게 되버리는; 근데 서태지는 이것도 저것도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버린 모양새에요. “
그동안 서태지는 형식을 항상 다른 데서 빌려왔다. 그는 절대로 하나의 형식, 장르 컨벤션이 명령하는 것에 따르고 거기에 뼈를 뭍는 타입의 뮤지션이 아니었다. 그에게 형식은 노래를 보좌하는 그때그때의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이 스타일이 계속 카멜레온처럼 변화해왔고 이제 자신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창조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다시 말하자면 독자적인 소스(원액)가 아니라 독자적인 조합으로서의 스타일-장르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이제 서태지는 자신의 노래를 반주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게 되었다.
네이쳐 파운드(태지가 이번에 명명한 장르)로 리믹스 해주세요. 라든지 네이쳐 파운드로 편곡해 주세요 라는 말이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 당장은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겠지만. 고도의 난해함으로 서태지는 그 조합을 성공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단순히 화학적으로 섞고 접붙이기를 하고 여러 원액을 섞는 발상만으로 음악적 실험이 성공하는 것은 전혀 아닌 것이다. 마술사가 여러가지 용액을 도가니에 섞고 부을때 거기에 바로 그 마술사만의 노하우와 조합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마술이 된다. 서태지의 이번 싱글은 바로 그런 음악적 마술로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 특히 요 부분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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