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낫다

서태지는 대단한가보다. 아직도.
나는 서태지를 대단하다고 여겨본 적이 없다.
그저 좋아할 뿐.
그의 음악이 내 코드고, 그의 언어가 내 코드여서 좋아했을 뿐.

그런데 아직도 서태지를 까는 사람들은
“이제 서태지 약발이 별로라는 둥, 팬들만의 서태지라는 둥,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길로 가는 서태지라는 둥” 얼토당토 않은 이유를 들어서 깐다.
당연한 거 아닌가? 팬들’만’ 좋아하지 그럼 팬 ‘아닌’ 이들이 좋아하나? 좋아하면 ‘팬’이잖아. 좋아하는 사람에다 ‘팬’이라고 이름 붙인 거잖아.
싫으면 관심 끄면 되는데, 이 인간들은 서태지에게 관심이 꺼지지 않는 거다.

대단하다 서태지쒸. 태지 옵하. 서태지 냥반.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끊임없이 관심받는 존재로 산다는 거. 대단하다 참.

나는 그를 대단하다 여겨본 일이 없는데.
그를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아직도 그가 대단한 사람인가보다.

나는 한때 서태지가 이런 관심 속에 사는 존재인 게 싫을 때가 있었다.
개나 소나 입에 올려 씹어댈 만큼 많은 관심 속에 사는 존재가 내 코드에 부합한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제 좀 조용히 살고픈데, 여전히 그는 이런 논란 속에 서 있다.
그리고 그의 스케일도 여전히 논란을 원할 만큼 큰 것 같다.

나는 솔직히 골방 속 뮤지션을 좋아한다. 상처받을 일 없어 편하지 않은가?
그런데 서태지는 골방 뮤지션이길 원한적이 없고 앞으로도 여전히 요란하게 갈 것이다.
서태지란 음악인은,
골방 속에서 마이너 코드를 짚으며 슬픔에 대해 기쁨에 대해 나직나직 두런두런 노래하는 그런 음악인일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불만이냐고?
오우 노우. 좋아하는 사람에겐 그런 불만 가질 필요가 없다. 불만조차 당신 향한 사랑으로 승화된다;;
당신의 길이 그런 뜻이라면, 그 또한 내 따라가 보리. 아낌 없이 응원하겠네.
누군가를 아낌 없이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죽을 때까지 이해가 가지 않을 일일테다.

그런 거다. 적절한 예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이런거랑 비슷한거다.
ornus가 내가 기대하지 않는 어떤 길로 간다고 한들..
나는 그저 당신을 응원하고 지지하리, 뭐 그런 마음과 비슷한 거다.

열음 엄마일만으로도 너무 벅차고 기쁜데 옵하 노래 만들어 들고 나와주셔서 황송해요.
옵화 사랑해 잇힝~ 그런거다.

(사실 팬심으로 따지면 나보다도 그놈들이 나은 거 같다.
난 먹고 살기 바빠 이분이 컴백해도 글 몇줄을 못 쓰는데, 이 잉간들은 열심히 써대니,
나보다 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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