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바꾸기
가끔 침대에 누워서 심심하면; 역할 바꾸기를 한다.
서로 역할을 바꿔 상대방의 역할에 감정이입한 후 시작. 진행될수록 저절로 몰입도가 커진다.
빼빠 : (멍한 눈으로 허공 응시)
ornus : 엄훠. 자기. 자기?? 지금 자려는 거야? 잠이 오려고 해? 또? 또?
빼빠 : (멍한 눈으로 허공 응시하다가 스르르 눈을 감는다)
ornus : 지금 눈이 감겼어? 진짜 감은 거야??
빼빠 : (잠깐 눈을 번쩍 뜬다) 아니. 아니에요…. 아직 안 감았어요..
ornus : 그래야지. 엄훠. 이것봐. 또 감기는데? 또 감기고 있잖아!!!
빼빠 : (스르르 눈 감는다… 입 벌어진다..) ….
ornus : 자갸. 아까 나 자기한테 뭐 얘기해줄거 있다 그랬잖아. 그거 다 듣고 자야지? (빼빠를 흔들 흔들 건드리며) 자기야! 그거 안 듣고 잘거야? 응?
빼빠 : (스르르 눈은 감겼으나 가슴이 조여오기 시작한다).. 어.. 얘기..할께.. (그러나 또 눈이 감긴다)
ornus : (스르르 눈을 감고 있는 빼빠를 보며 슬슬 섭섭해지기 시작) 자기야~~ 자기야 응?
빼빠: ……….어… 우리 자기…얘기…. 나눠…야…하..는…데… 근데……..(눈이 또 감긴다)
ornus : 미워! 얘기도 안 듣고! 또 잠만 자고!! 맨날 잠만 자고!!! 자기 정말 너무해? 왜 이래? 응? 응? 응?
빼빠 : (.. 가슴이 조여온다…. 그러나..대꾸를 하기에는 잠이 더 급하다.. 잔다..zzz)
ornus : (섭섭한 마음이 끝내 가시지 않아서.. 잠들어가는 빼빠를 흔들흔들 건들건들!) 정말 이러면 안돼.. 자기야..ㅠ.ㅠ 자지 마. 눈 좀 떠봐… 자기야….ㅠ.ㅠ 10분만 더 있다가 자…ㅠ.ㅠ
여기까지 가고 나면 서로의 역할에 너무나 열심히 몰입한 모습에 화들짝 놀라며 폭소가 터진다!!
침대에서 떼굴떼굴 구르고 난리가 난다.
처음엔 장난으로 시작했어도 하다 보면 역할에 완전히 몰입한다.
나는 가슴이 서서히 조여오기 시작하고 ornus는 서서히 섭섭해지기 시작.
자지 말라고 날 흔들어 깨우는 ornus의 측은한 표정을 보면, ‘아.. 평소 내 표정이 저렇구나…’ 하는 깨달음이 온다 -0-ㅋ
이거 정말 재밌고 무서운 놀이다. ㄷㄷㄷ
서로의 기분 헤아리는 데는 이 놀이만큼 좋은 게 없다. =b~
단, 부부의 평소 캐릭터가 확실히 대비되는 점이 있어야 재미가 배가 됨.
* 나는 별로 할 일이 없다. 눈만 껌벅껌벅.. 해주다가 감았다가.. 이런거 몇 번만 하면 됨.
ornus는 대사가 좀 많다.
대사를 하고 있는 ornus를 보면, 평소에 빠른 말을 해 본적이 없기에 발음 꼬이고 난리가 나는데
여자 목소리로 변조, 어떻게든 내 흉내를 내보려는 그 노력이 참으로 가상하고 이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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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흠.. 오그라드셔서 아예 할 말을 잃으셨군요. 제가 wh옵퐈만 맛난 거 진짜 사드릴게요.
>>ㅑ~*
(” );; 저.. 누구..?
상상불가
암헌/ 나… 해… 저거.. 진짜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