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사는 변명 + 갈 수 있을지 모를 공연을 앞에 두니 눈물이..
간혹 우리 홈피를 통해 우리의 지르기 신공과 기타 몇몇 뻘짓들을 보며 팔자 좋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길래(ㅠ.ㅠ)
주절주절 꺼내보는 이야기…
우리는 둘다 넉넉지 못한 집안에서 자라(쿨럭쿨럭 흐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돈모으기에 집중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최근에도 나는 철없이 공연 가고 지를 거 지르고 여행도 다녀왔다.
사람마다 인생의 우선순위가 다른 것뿐이다.
나에겐 아파트니 재테크니 하는 것들보다
듣고 싶은 음악 들으며 가슴뛰는 게 행복이고,
ornus 하고 싶은 일 해보도록 맥북 사주고 하는 일이 더 귀하고 값진 일이라서 그렇다.
게다가 내겐 ornus의 얼굴과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으면 세상 모든 시름이 뿌옇게 처리되어 사라지는 것 같은 변태기질마저 충만하기에, 더 바랄 것이 없다-.-
비가 오면 비가 새지 않는 방이 있다는 게 그저 좋아서 ornus랑 둘이 앉아 내리는 비 쳐다본다.
더 넓은 집 더 웅장한 집에 사는 사람에게도 나름의 행복이 있겠지만 지금의 나에게도 내게 딱 맞는 행복이 있다.
떠올리면 애틋하고 보고싶은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는 게 찌릿찌릿하고,
음악 들으며 울 수 있고 좋아하는 뮤지션들에게 아직도 따뜻한 신뢰 보내줄 수 있는 여유와 열정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딴 거 안 하는 대신 가고 싶은 공연 하나라도 더 다니자, 듣고 싶은 음악 하나라도 더 듣자, 노력하는 것뿐이다.
이렇게 삶의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나서도, 가고 싶지만 돈걱정 하느라 포기하는 공연이 수두룩하다.
가고 싶은 공연 프로그램을 앞에 두고 통장 잔고와 티켓값을 따져보며 머릿속으로 되지 않는 계산도 해 보고 그러다 보면,
일 년에 몇 번 공연가기도 사실 힘들다.
(공짜공연 찾아다니면 되지 않냐 하지만, 나는 공짜공연 좋아하는 그 마인드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여기에 쓰면 또 무슨 신문칼럼 될까봐 멈추고-_-)
오케스트라는 합창석에서 들으면 소리 뭉개진다는 걸 알면서도 늘상 가장 저렴한 합창석이나 3층 예매해서 다녔으니,
독주회는 말할 것도 없이 그동안 열악한 저렴 좌석;으로만 다녔다.
이번 임동혁 독주회는 난생 처음 예술의전당 로얄석을 예매해놓고 몇 달을 가슴이 설렜다.
(맨 앞줄 피아노 앞 자리라, 방송 녹화하면 얼굴 나올까봐 어쩌냐고;;;;;; ornus랑 우스개도 떨었다.)
그렇게 기다렸는데 근데 글쎄 딱 그 날 그 시간이 내 일하는 시간과 겹쳤다. 아아아아아악!!!! 가슴이 미어져..
어떤 방법을 써도 지금으로선 갈 길이 없다. ㅠ.ㅠ
바흐_시칠리아노 g단조(빌헬름 켐프 편곡)
바흐-부조니_코랄 프렐류드 중
–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 주 예수여, 당신을 소리쳐 부르나이다
바흐-부조니_샤콘느 BWW 1004
바흐_골드베르크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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