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한 사회
요즘은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 친구들한테도 안철수교수가 꽤 지명도를 가지고 있고 인기인이 된 것 같다.
시골의사 박경철씨도 마찬가지.
이 분들의 문제의식을 소수만 읽는 정치 관련 책이나 주간지에서가 아니라 공중파 방송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이,
그리고 이 방송분이 내가 자주 가는 여성 패션카페에 캡쳐가 돼서 올라오고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여겨져서 우리 홈피에도 캡쳐를 올리려 하다가 너무 스압이 심해
내 블로그를 대신 링크해둔다.
MBC 스페셜(안철수 교수와 시골의사 박경철 편) 캡쳐, 퍼온거 –http://blog.daum.net/popywllow/5288741
방송 보면서 내 밑줄긋기
“내 아이를 행복하게 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하게 해야 한다.
진짜로 그 아이의 주위에 있는 아이들도 누구든지 관계 없이 누구든지 인간적인 존엄을 누릴 수 있는.. 그 정도 환경은 돼야 하는 것이죠.”
“사실은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바꿀 의지를 가져야 되죠.
우리 사회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볼 때, 내 자녀들에게는 현재 구도 그대로만 가면
일단 예선전을 치르지 않고 소위 말하는 조커를 쥐고 위로 바로 올라갈 수 있단 말이죠.”
“최근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책이 정의란 무엇인가이지 않습니까.
그걸 보면, 오히려 그 책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정도로 대중적인 책은 아닌데도
그게 오히려 1위에 올랐고.. 근데 이런 흐름들이, 최근 들어서는 더 증폭이 되고 심상찮게 보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외면하고 이렇게 놔두다가는 정말 사회적으로 커다란 갈등이.. 어디선가는 표출이 될 가능성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은 기득권이.. 과보호 될 때, 그건 기득권에게도 치명적인 독이 되는 것 같아요.“
“그에겐 기업을 경영하면서 고집스럽게 지켜온 철학이 있습니다.
이윤 추구와 공익이 결코 상반된 것이 아니라는 것.”
“스파이더맨이 자기가 원해서 힘을 가진 건 아닌데, 그런 힘을 가진 유일한 상대이고
다른 적이 나타났을 때, 세상에는 이 스파이더맨 밖에는 그 적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보니
자기가 싫더라도 그 일을 해야만 하는 거에요.
그러니 자기가 원해서 얻는 건 아니지만 그런 힘을 가진 이상은 거기에 맞는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할 수밖에 없다.”
“네.. 근데 제가 믿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어떤.. 정말 천재적이고 영웅적인 개인보다는 사회 시스템이 훨씬 중요하다 그런 생각들을 하거든요.
제가 예전에, 빌 게이츠도 한국에 와서 사업하면 성공할 수 없다 이렇게 말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빌 게이츠를 폄하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아무리 그런 천재적인 사람이 오더라도
우리나라 사회 구조가.. 제대로 그 뜻을 펼칠 수 없을 거다.”
“이런 이상한 구조가 왜 생겼느냐, 뭐 결국은 굉장히 심하게 말을 하자면
정부에서, 대기업이 발전하는 게 국가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그런 생각 하에서 무법 천지를 방조한 거죠.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약탈 경영들이 일어나는데도 그대로 놔둔 거죠.”
“우리는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고 나아가 해결사처럼 나서고 있어요
이런 도덕적 해이가 어딨습니까”
“한국사회에서 기회를 가지면 가질수록, 안으로 한발한발 조금더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이너서클에 접근하면 접근할수록 부조리한 구조는 더욱더 많이 보게 됩니다.”
“어떤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사회든.. 리더십의 기본적인 행사 방식을 바꾸고 사고 방식을 바꾸는 게 이게 제일 필요하겠죠. 모든 잘못은.. 그것이 어떤 방식의 지도자이든,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은 모든 영광은 아래로, 모든 잘못은 위로.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모든 영광은 위로, 모든 잘못은 아래로.
요것만 뒤집으면..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정의 문제, 공정 문제, 어떤 대립과 분열의 문제, 이런 걸 해결할 수 있는 사고 방식인데..”
요즘의 나의 관심이 꾸준히 머물러 있는 곳은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일,
기업가 정신, 사회구조, 기업의 존재이유, 공익이란 무엇인가 등등이다.
김대중 정부에 뒤이어 노무현 정부가 지나가고 하면서 내 작은 희망은, 여러가지 약점과 진통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이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공익이나 정의, 수평적 사회 등등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고 희망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인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실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참담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사회구조가 건강하게 받쳐주지 못하니 개인의 성공은 더욱 악착같이 취해야 할 무엇이 되고, 나 혼자라도 스펙을 갖춰야 간신히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불안감, 각박함 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연일 말도 안 되는 뉴스가 뉴스가 되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또야..?” “지겨워.. 이제 지친다.” “관심가져봤자 바뀌는 것도 없고…”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솥 안에서 서서히 끓고 있는 개구리가 된 것처럼 말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키워드는 성공, 돈, 스펙…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내가 열심히 달려가서 성공을 하고 기득권을 쥐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달려가보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해서만 가질 수 있는 상대적인 행복감 뒤에 오는 공허가 아닐듯싶다.
건강한 행복은 내 행복을 함께 나눌 내 친구, 내 이웃, 내 주변이 행복한 사회에서 누리는 진정한 공감에서 온다.
그리고 이 행복을 가능케 하는 뒷받침은 사회구조다. 건강한 시스템이다.
얼마간 나름대로 우리사회의 기득권층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법조인들을 만나고 일하면서 느낀점은
내가 일했던 그곳이 그래도 가진 힘을 오픈하고 나누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곳이기에, 나름대로 공의로운 목적을 실현하는 데 관심이 많은 선한 어른들이 모였다고 생각하는데, 일상이나 정치얘기를 함께 나눠보면
많은 분들이 개인적으로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생각을 고수하고 있고,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회구조의 안정성보다는 개인의 노력과 성공에 치중하는 편이었다.
이를 관찰하면서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니 그 자리에 가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자리가 그런 가치관을 만드는 것인가 하는 점인지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이라 느낀 부분은 그 기득권을 더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소수의 몇몇 분들이 보여주신 정의와 공의에 대한 끈질긴 관심과 실현을 위한 노력이기도 했다.
안철수씨나 박경철씨를 보면서도, 스펙이 최우선시되는 각박한 시대를 살고 있는 어떤 학부모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너도 의대 가서 성공하라”는 식으로 가르칠지 모르겠다. 이들의 존재가 빛나는 지점은 그 부분이 아니라 사회의 이너서클에 들어갈수록 더욱 잘 보인다는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구조를 밖으로 드러내주고, 젊은이들에게 오픈하고, 그러면서도 꿈을 향한 도전정신을 잃지 않는 어른으로서 역할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인데 말이다.
부모로 살다 보니 우리가 열음이와 은율이의 부모로서 그리고 시민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이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니까 책임감도 더 강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이를 위한 공부와 일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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