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 잉여가 되기 위해 &

1.

누워서 서핑을 하고 싶을 때 가끔 ornus의 아이폰을 쓰곤 하는데 짜증 만땅이다.
이 쪼그만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저절로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는데,
어쩌다 자판을 칠 일이라도 있을 시엔 손가락 하나로 두 개를 누르다가 꼭 폭발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생각이 드디어 여기까지 미친다. 도대체 이딴 잉여질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잉여질을 하기 위해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라고 난리 쳐대는 기업들의 술수에 놀아나는 머저리짓밖에 더 되는가 말이다.
버스를 기다릴 때, 택시를 기다릴 때, 그리고 눈을 지그시 감고 앉아 지하철을 타고 갈 때가 그나마 다른 할 일 없이 성찰이 가능한 시간대인대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론 모든 사람들이 이 조그만 화면만 들여다보고 앉아 있다.

그렇다.
그런데 웃긴 건 “그럼 더 큰 화면으로 갈아타면 좀 편해질까”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난 고민을 한다. 아이패드를 살 것이냐, 갤럭시탭을 살 것이냐.
누워 한 손으로 들고 볼 만한 크기가 필요하므로 아이패드는 땡!이다. 너무 크다.
크기가 맥북 만하니 별로. 게다가 대부분의 한국 사이트에 뜨는 플래쉬와 동영상을 표시하지 못하니 나한텐 정말 별로다.
갤럭시탭은 한손에 들고 볼 만한 크기라 맘에 들긴 하지만, 요것보다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다.
아주 조금만.. 엘지에서 나온다는 탭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중간 크기란다. 그 정도 크기면 딱 일 것 같다!!
잉여가 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더 나은 잉여가 되기 위해 무엇을 구입하는게 좋을지 고민하는 꼴이라니!!

쯧쯧

2.
애 맘마 먹이느라 새벽에 깨고 나면 잠이 안 온다. ornus는 언제 어느 시간대에 깨더라도 엉덩이만 바닥에 다시 붙이면 10초 안에 잠드는 능력자이지만 나는 한 번 깨면 잠이 안온다.
잠을 자 둬야 이따 또 일어나서 애 맘마를 먹일텐데 잠이 안 오니 뜬눈으로 지새다가 결국 아침에 고생이다.
그나마 분유를 먹이니 이 사람 저 사람 돌아가며 먹일 수 있어서 나만 고생은 아니다.

어젯밤엔 열음이가 자기가 먹인다고 꼭 하고 싶다고 울먹울먹.. 젖병을 쥐어주니 요령껏 기울여서 은율이를 제 다리에 눕히고 먹인다. ㅎㅎ 정말 웃긴다.

열음이는 사촌동생 채원이랑 매일매일 생활을 같이 하는데, 그동안 둘이 그렇게 싸우고 (특히 열음이가 일방적으로 채원이를 밀어버리고) 그러더니 은율이가 태어난 이후론 둘이 동맹을 맺은 것 같다.
둘이 동맹을 맺어서 친한척을 하고 다닌다. 뭘 해도 꼭 같이 하려고 하고 싸우기도 덜 하고.
근데 또 신기한 건 둘 다 은율이를 해꼬지하지 않고 동생이라며, 아가라며, 멀찌감치서 바라보기만 한다는 사실이다.
자기네들이 보기에도 너무 작고 무기력하고 연약한 존재란 낌새가 있는지 두 천방지축 망나니들이 은율이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게 참 신기하고도 웃긴다.

은율이 자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뭔가 비현실적인 감정이 찾아온다.
이 존재가 내 뱃속에서 나왔다는 게 실감이 안 나서 마치 외계에서 온 존재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다.
처음 초음파를 찍었을 때 콩알만했는데.. 이게 사람이 돼서 밖으로 나왔다는 게, 아직도 잘 믿어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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