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쇠의 꿈
wisepaper는 임신 35주째.
여기저기 아파서 밤잠 못 이루고 뒤척이던 wisepaper는 결국 새벽에도 변기 붙잡고 입덧 때처럼 토하고, 벌떡 일어나 등 두들겨주고 나니 어차피 일어날 시간이라 책상 앞에 앉았다.
임신기간 내내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감당해낼 수밖에 없는 wisepaper 옆에서 내가 해 줄 수 있는건 그다지 많지 않다. 결국 엄마는 자기 아기를 몸에서 키워내는 엄청난 일을 하는데 수컷이 기여한 일이라고는 정자를 제공한 것밖에 없다. 옆에서 주물러주고 두들겨주고 뭘 해줘도 결국 그 고통은 wisepaper만이 느낄 수 있다. 고통을 내가 당해주면 좋겠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으니, 대신 아내를 여왕님으로 모시는 돌쇠 역할을 해서 여왕님을 보필해주려 노력한다. 그렇게 해도 토하는 wisepaper 옆에서 등을 두드려주는 일밖에 하지 못하는 돌쇠는 하염없이 작아지고. ㅡㅡ
동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그랬다. 수컷은 암컷 앞에서 할 말이 없어야 한다고.
여왕님이 이 시기를 이겨내서 왕자님들과 여왕님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 지는 것, 이게 돌쇠의 꿈이다.
추신: 여왕님, 조금만 더 힘내세요. 이 돌쇠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쭈욱 보필하겠사와요.
돌쇠의 존재이유는 충성임. 여왕님 말에 옳고 그름은 없다. 여왕님의 뜻은 언제나 진리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 TrackBack URL
Comments on thi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