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남은 20대

이제 한 달 남짓만 지나면 우리나이로 서른이 된다.
서양 나이로 치자면 내년 8월까지도 스물 여덟이지만.

서른이 된다고 달라질 건 없다.
마흔이 되어도 쉰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다만
입에 올리기에도 나긋나긋 가슴 뛰는 단어, ‘스무살’이 있었던 그 20대를 떠나보낸다는 사실은 조금은 시큰하다.

20대. 미친듯이 사랑했고 지루하게 방황했고(아직 끝나지 않았고) 삶의 공식 한 가지는 찾은 것 같다.
이제 이 희미하게 잡힌 공식을 넓히고 키우고 하면서 30대를 보내고 싶다.

나의 20대를 떠올려보려니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옆에 있는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한참을 쳐다보았다.
존재가 존재를 어떻게 뛰어넘었길래. 존재 사이에 있는 심연을 어떻게 비약했길래 이 모든 일이 가능했을까.
논리로 따라잡을 수 없는 이 비약()에 삶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왼쪽 가슴께가 욱신거린다.

상투적이지만 남들 하는 것처럼 나도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어보았다.
“점점 더 멀어져가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잃어버리고 비운 것들에 대해서도 인사를 보내고 싶다.
아직도 잡히지 않는 희미한 것들에 대해서는 조바심내지 않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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