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울다
오랜만에 집에서 영화.
<피터팬의 공식>을 보다가 갑자기 터져버리는 울음.
바로 저 장면.
어머니의 자궁으로 다시 들어가 양수 속에서 헤엄치고 싶은 소년.
어머니가 아닌 여인을 앞에 두고 “나 들어가야 한다”며 절규하며 몸부림치는 바로 저 장면에서.
우리에게 해답없는 난제들을 던져주는 비정한 세상.
(남자가 되지 못한) 소년들과 (어른이 되지 못한) 우리들은 어머니에게로, 자궁으로 회귀하고 싶다.
이 ‘동정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맞닥뜨려야 하는 상처가 없었던 곳으로 돌아가고픈 욕망.
성장은 이 회귀욕망으로부터 점프할 때 이루어진다.
이 욕망을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 욕망으로부터 도약해야 하는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눔의 수컷들은 또 엄마 엄마 징징이야?” 했을텐데.
수컷의 난제를 ‘자궁’으로 풀려는 시도 앞에서 “이 덜자란 프로이드 같으니라구..” 했을텐데.
그냥 울었다.
우리가 성장해야 하듯이 그들도 성장해야 한다.
해외 영화제에서 참 많은 상을 타왔길래 호기심에 무심코 골라봤는데..
가슴 뻐근하게 만드는, 괜찮은 데뷔작인 것 같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 TrackBack URL
Comments on thi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