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우리 추석이가 갔다.
대체 어느 품에 살다가 버려져
몇 날을 어떻게 떠돌다가
우리 품에 들어온건지.
엄마아빠와 동생이 추석이를 정성스럽게 돌본 지 며칠 후,
추석이는 갑자기 눈도 안뜨고 일어나지도 못하고 숨만 겨우 쉬면서 버티다가
완전히 떠나갔다.
병원에서도 제대로 병명도 파악하지 못하고..
가장 속상한건, 대체 누가 이앨 버렸냐는 거다.
버린게 아니라 잃어버린거라 해도 화가 난다.
굉장히 얌전한 강아지인데, 얼마나 부주의하면 이애를 잃어버리냔 말이다.
추측건대 우리 품에 들어온 이후 떠돌던 긴장이 풀어지고
그 후유증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것 같다.
..
엄마는, 아직도 얘가 꼬릴 흔들며 다가와 먹을걸 달란 표정으로 쳐다보던 순간들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 하시고,
유난히 정이 많은 내동생은 이놈이 떠나간 후로 매일 집에 늦게 들어온단다.
얘 때문에 집에 한 시간이 멀다 하고 전화를 해댔던 나역시.. 상실감이 크다..
10년 키우던 강아지가 죽은 이후 그 상실감이 두려워 일부러 강아지를 키우지 않던 우리집이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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