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눌림

무슨 걱정을 사서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ornus가 훈련소에 들어갈 10월 한 달 간 어떻게 혼자 밤을 보내야 할지..진지하게 걱정하고 있다.

혼자 노는 것도, 혼자 영화보는 것도, 혼자 책읽는 것도..모두 좋아하지만,
혼자 ‘밤을 견디는 것’은 끔찍히 싫다.
정말 단 하루도, 단 하루도 혼자 밤을 보내기 싫다.

이런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요즘 <프리즌 브레이크>의 교소도가 주는 밀실 공포를 영상으로 경험해서인지,
어제 새벽엔 가위에 눌리기까지 했다.

나보다 일찍 나가는 ornus에게 “반팔티만 입지 말고 가디건도 챙겨입으라”고 말하고
막 다시 눈을 붙였던 참이었다.
몸을 벽 쪽으로 돌리고 자고 있었는데 등 뒤에서 그가 부른다.
“지혜야 지혜야 지혜야 지혜야 지혜야…뒤좀 돌아다 봐….지혜야 지혜야 지혜야 지혜야……..”
나는 잠을 자면서도 속으로
‘아까 분명 나갔잖아. 저건 귀신이야. ornus가 아니야. 돌아보면 안돼…-_-‘

손하나 까딱할 수 없고 목소리도 낼 수 없는 가위눌림이었다.
정말 소름끼치고 기분나쁜건, 진짜 귀신이라면 왜 하필 다른 사람 놔두고 그를 흉내내냔 말이다….

검색해보니 가위눌림은 가수면상태에서 정신은 움직이는데 육체는 잠이들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잠에서 깨고 나서도 다시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생생한지 분명 또 부를 것 같아서였다.
정말로 10월이 겁이 난다. 게다가 누워 있으면 보이는 경사 급한 계단도..높은 천정도…ㅠ.ㅠ
아무래도 나를 구원할 자는..엄마밖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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