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부터 나누지 못하면
돌아다니다가,
아파트값 떨어진다면서
“신성한 동네에 고아원이 왠말이냐” 류의 플래카드를 내건 한 깨끗한 아파트 사진을 보았다.
더 참담했던건 사진이 있던 기사에 딸린 한줄 인터뷰였다.
“여기가 예전에 박정희 대통령 비서실장도 살고 김구 선생 생가도 있는 그런 격조 높은 동네인데,
지금은 아무도 안 산다고 저런 시설이 들어오다니, 동네를 무시하는 처삽니다.
우리 동네에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살면 고아원 같은 혐오시설이 감히 들어올 수 있겠습니까”
이런 문장에 자신의 이름이 함부로 쓰인 걸 알면, 지하에 계신 김구 선생이 벌떡 일어나겠다.
당신네들이 그렇게 쓰라고 있는 김구선생이 아닐텐데..
..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속물근성을 자랑해온 적이 또 있었을까..
어디로 달려가는지도 모르면서, 내집값, 내가족, 내새끼, 내한몸만 생각하며
스러져가는 인생들이.. 참.. 쓸쓸하다..
특별히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 내모습, 내이웃 내나라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란게..더 맘이 아프다.
속물근성 없는 인간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요즈음 보면, 이것 말고는 자신의 가치를 내걸 곳이 없는 듯 달려가는 모습이..참..뭐랄까..쓸쓸하다..
어딜가나 나 살기 힘들단 얘기뿐..
행복하고 감사하단 얘기를 하는 이들을 많이 봤으면 좋겠는데..
내 아이들도 내가 잘못되면 어느 순간 고아가 될 수 있고,
내가 가진 이 알량한 돈 몇푼도 어느 순간 날아가버릴 수 있는 것일 뿐인데..
조금 나누면서 지키면 안 될까..
작은 것부터 나누지 못하면 큰 건 더더욱 못 나누게 될텐데..
정신 차려야지.. 나도..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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