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하나님 품에 안기는 날까지 우리는 방황하리라,

라고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그랬다.

참 질기다. 방황.

내안을 흠집내고 나를 믿을수 없다는 바보같은 생각도 많이 하며 방황을 참 두려워했었는데.

저녁 때 잠깐 교보에 들러 책 몇 권을 집어들고 강남대로를 걷는데 여름답지 않은 찬 바람이 코끝을 훅 끼쳐간다.

방황을 긍정하자. 비실비실 웃음도 나고, 나 무엇으로 살까 꿈도 다시 꾸어진다.

대학교 1,2학년 시절. 그땐 참 사는게 뭔지도 모르면서 이책저책 붙잡고 허기진 듯 읽어댔었는데.

그 때 그 감정이 요즘 다시 살아난다.

어디로 돌아왔는지 몰라도, 그 빙 돌아온 것도 다 좋다. 다 좋다.

하나님 품에 안기는 날까지, 방황하겠다. 기꺼이 방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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