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남긴 것.
사랑하는 가족. 행복한 웃음. 죽이게 맛있는 저녁식사.
향긋한 시골냄새. 과수원 밭둑 가득한 쑥 향기.
수확이 다가오는 콩밭, 고구마밭. 제 할일 다해 말라비틀어진 빨간 고추밭.
Vs
빗물 새듯 쑥쑥 빠져나간 & 빠져나갈 Money…ㅜ.ㅜ
둘 살기도 이렇게 빠듯한데 남들은 어떻게 저렇게 자식 키우며 살까 어리석은 비교.
있는집에 태어나 하고픈 걸 포기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 이들과 나를 비교하고픈,
내 나약하고 역겨운 생각이 스쳐지나갈 때마다 한숨.
싱긋 웃고 돌아서면 또 별거아닐 일들에 한숨 쉰 내 자신이 맘에 안들어 하나님께 죄송.죄송.죄송.
Vs
돌아서면 또 감사와 감사뿐일텐데, 하며 웃음지어보지만,
내가 포기한 것들이 생각나면 그래도 한쪽 가슴이 시린 건 어쩔 수가 없다…..ㅡ.ㅜ
그래도…그렇더라도!!
내 사랑하는 가족과 맛있는 저녁밥과 향긋한 시골냄새가 결국은 이기니까. 뭐.. 어때..?..
행복은 꼭 순도 100퍼센트로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
아, 그래도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삶의 무게를 인정하고 포기하는 데 익숙해지고. 점점 너그러워져 간다는 게 너무나도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싫다.
집에 돌아오는데 서러워서 지하철에서 울고 말았다..ornus에게 미안했지만.
* 아참…커다란 수확 하나.
인생에 대해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욕심(?)은 단 하나도 없던 내게 욕심이 생겼다.
시골에서, 소박한 집 지어놓고 종남이랑 밭에 콩 심고 배추 심어 먹으며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산다는 것도, 아주 많은 인내와 성실을 필요로 한다는 것..
(심혈을 기울여 키워놓은 배추를 벌레가 다 먹어버린걸 보고 심각하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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