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단골

시작한 지 3주 되었지만 단골이 꽤 있다.
여기서 말하는 단골이란 2-3일에 한 번씩 들르는 사람들을 뜻한다;;

어제 옷 사고 오늘 또 새옷 사고싶어 구경나온 언니들을 보면 좋으면서도 걱정돼서 “적당히 하시고 더 이쁜 거 나오면 담에 또 오라고” 말하고 싶어 근질거린다.

그 중 정말 신기한 단골들은 나한테 어떤 어떤 스타일의 옷을 가져오라고 주문하는 단골이다.
나의 쇼핑패턴은 “내 맘에 드는 옷을 찾아낼 때까지” 수십 군데 가게를 다 들르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옷가게 한 군데 딱 찍어놓고 자기가 원하는 옷이 없으면 이렇게 저렇게 가져다 달라고 요구까지 해서 한 가게에서 쇼핑을 마치려는 사람들이 참 신기하다.
스타일리스트가 된 기분이 든다. 그 사람들의 요구에 맞는 옷을 찾으러 가서 나의 감각을 가미해 적절한 옷을 골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골도 생기고, 다른 가게까지 안 가고 그냥 우리 가게에서 새로운 옷을 주문까지 해서 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단 이 거리 자체가 안쪽 골목이라 아직 덜 알려져서 그런지, 손님 수 자체가 많지는 않다.
만약 바글바글 바쁘면 그건 또 그거대로 내가 힘들어서 스트레스 받을 거 같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게 들어오면 오히려 장사가 안 된다. 나랑 세밀한 대화가 안 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결제까지 가지 못하고 그냥 둘러보다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건, 한 시간에 한 사람 정도 들어와서 나랑 30분 이상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옷을 골라주는 거다. 그럼 보통 내가 권하는 옷을 더 사가기도 하고, 가격도 내가 태그 가격보다 10퍼센트 이상은 더 빼주니까 한 사람이 보통 서너벌 이상 구입해 간다.
어제도 한산하다가 갑자기 손님들이 바글바글 몰렸는데, 정신이 없으니까 오히려 아무도 옷을 사가지 못하고 둘러보다 나갔다.

한시간에 한두 명.. 이게 내가 원하는 손님 수다.
(윽 방금도 대여섯명이 한꺼번에 몰려서 한 사람도 사지 못하고 나갔다.
한두명 들어오면 찬찬히 둘러보고 나한테 얘기도 많이 듣고 그래서 여러벌을 구입해가는데,
바글바글하면 오히려 안 팔린다! 중요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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