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요즘 확 꽂힌 밴드 – 못(MOT)
*못(MOT)
–보컬 및 작곡 – 이언(78년생), 기타 – 지이(80년생)
(음악 내림)
그러나 불확실성은 더욱더 – 못 노래 중 내가 가장 확 꽂힌 노래. 보컬 정말 매력적…
내 입안의 얼음조각
새로 주운 일기장
둥근 빗방울
오, 귓속의 빗방울
다시 나를 찾지 못하게
다시 나를 찾지 못하게
찾지 못하게
다신 못하게
쓸모없는 vitamin
electric nihility
둥근 빗방울
오, 귓속의 빗방울
다시 나를 찾지 못하게
다시 나를 찾지 못하게
찾지 못하게
내가 나이게
내가 나이게
날 나이게
내가 아닌 내가 되지 않게
내가 나이게
내가 나이게
날 나이게
이젠 아무도 해치지 않게 나
바로 방금 전, 제로태지닷컴(www.zerotaiji.com)에서 놀다가 사람들이 많이 추천해서 알게됐다. 완전 내취향.
각종 음악 장비들이 비선형적으로 동작하는 구간에서 mot의 사운드적 특징이 얻어진다는 점에서 착안된
‘비선형(Non-linear)‘이라는 앨범 타이틀은, 공학도의 괜한 젠체가 아니었다.
이들을 포스트 인디의 가장 대단한 발견이라고 추켜세우는 말들이 재수없게 들리지 않을 정도다.
오랫동안 아마추어적인 열정과 로-파이(Low-fi) 사운드를 미덕으로 내세우던 우리나라 인디에 약간은 질려 있던 사람이라면 어김없이 반하게 될듯.
중얼거리는 자조적인 보컬과 그보다 더한 자조적인 가사, 몽환적인 공간감..변칙과 비틀기가 공학적으로 꼼꼼히 싸여있는데도 숨이 막히지 않는다. 라디오헤드와 포티셰드의 감성이 느껴지는 이들에게서 한편으론, 조동익, 어떤날, 들국화의 최성원의 흔적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놀랍게도..
태지 이후로 우리 나라에서 이런 엔지니어적인 감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뮤지션을 만난 건 오랜만인 듯하다. 보컬 ‘이언’과 기타 ‘지이’ 둘다 공학 전공자라고 한다. 겹겹이 쌓은 사운드를 보자면, 이들의 공학적인 감성이 한 몫 한듯.(이런 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계적인 느낌 때문에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오늘 제로태지에서 팬들이 열광하는 걸 보며, 역시! 했다.)
..보컬 너무 매력적…
록밴드들이 일반적으로 기계음을 멀리하는데 반해, 공학도 출신의 2인조 밴드 MOT는 기계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하지만 차가운 기계음은 이들의 음악적 감성과 묘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MOT만의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우울하지만 청승맞지 않은 쿨한 느낌. 이들의 음악은 연못의 못에서 따온 그룹 이름처럼,
출렁이면서도 시원하게 흐르지 못하는 슬픈 정체성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국내 대중음악계에 모처럼 새로운 음악을 들고 나온 MOT의 멤버는
연세대 전파공학과를 졸업한 이언(1978년생)과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중인 지이(Z.EE)(1980년생).
전자음의 반복이 주는 중독성,안으로 침잠하는 우울함이 음악 사이를 부유하고 있다. “단순히 장르를 섞기보다는 시너지를 일으키는 지점을 탐사하고 싶었다. ”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음악을 특정 장르로 규정짓는 것을 싫어한다. 앨범 제목을 ‘비선형’으로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의 ‘비선형적’ 탐사는 단지 장르에 국한하지 않는다.
“테크놀로지에 친화적”이라는 이들은 라디오잡음에서 컴퓨터까지 모든 기계적 소리를 음악의 재료로 활용한다.
공학적 치밀함과 우울의 정서가 빚어낸 MOT만의 음악.
가슴 깊은 곳의 생채기를 살짝 건드리지만 서서히 파장이 커지며 급기야 눈물샘을 터뜨리는 힘을 가졌기에,음악을 통해 슬픔을 정화시키고 싶은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간다.
“스스로 위로받고 남에게도 위로를 주고 싶다. ”는 의도 그대로다.
특히 이언의 목소리는 최성원,하덕규,김창기 등 국내 포크록의 음색과 닮아 접근이 더욱 용이하다.
“음악을 안할 수만 있다면 안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할만큼 음악활동이 괴롭지만 이미 창작의 세계에 중독되어 버린 둘.
안정된 길 대신 전업 음악인을 선택한 “절박한 심정”의 이들에게 주류 대중음악계가 얼마만큼 문을 열어줄 수 있을까.
다행히 출발은 순조로웠다. 인터넷 음악사이트에는 네티즌들의 호평이 잇따랐고,독특한 색깔의 음악 덕에 영화음악에 참여하는 기회도 얻었다.
– 돌아다니다가 퍼온 기사
*덧붙임 1– 이들이 비공식적으로 태지의 ‘울트라맨이야’를 자기들식으로 우울한 감성으로 편곡했는데, 듣고 정말 놀랐다. 완전히 다른 노래, 다른 감성, 우울의 바닥 같은 색깔, 그러면서도 비슷한 편집증적인 작법..
*덧붙임 2- 학창시절, 스매싱펌킨스의 1979를 듣고 충격을 받아 음악을 생각했다는 보컬이자 작곡자 ‘이언’..나와 비슷한 세대의 뮤지션은 이래서 좋다. 어렸을 때 꽂힌 뮤지션이 통한다. 스매싱펌킨스 정말 좋아했다 나도.
톰요크가 단지 라디오헤드의 보컬이 아니라 라디오헤드 색깔의 모든 것이든. MOT의 보컬 이언의 목소리는 못의 모든 것이다. 낮고 담담하게 깔리는 우울함. 묘하게 느껴지는 어떤 공간감..
*3- 보컬 이언의 인터뷰 중....
“음악을 하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쿨하거나, 절박하거나. 하나는 주 수입원은 안전하게 따로 확보한 상태에서, 포기할 수 없었던 꿈에 대해서 보다 자유롭고 여유롭게, 또 그만큼 진지하게, 그러나 결코 현실의 삶을 위협하지는 않는 선에서 ‘쿨하고 현명하게’ 자아실현을 해나가는 방법입니다. 다른 한쪽은 미련하게도 음악에 모든 것을 걸고, 그 배수진의 ‘절박함’을 에너지원 삼아 지탱해가는 방법입니다. 당연히 쿨하고 현명한 쪽이 살아남고, 안전장치도 없는 절박함 속에서 안간힘을 쓰던 쪽은 결국 하나 둘씩 떨어져나갑니다. 저는 굳이 후자쪽을 택했고, 이 땅에서 음악에 모든 것을 건다는 그 어리석은 절박함의 정서가 결국 음악이 되어 나오는 게 아닐까도 생각합니다.”
*기타 지이의 인터뷰 중..
지이는, 위로에는 ‘세상은 힘든 게 아니야’라며 기운을 북돋아주는 방식과 ‘나도 그 맘 알아’라며 함께 슬퍼하는 방식이 있는데, ‘MOT’은 후자의 방법을 택한다”면서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궁극적으로 위로하고 싶은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덧붙였다.
난 이제 축제를 뒤로 그림자도 감추고 밟지않은 길들로 그 높고 좁은 탑으로
쉬운 위로는 오히려 해롭다는걸 배웠지.. 아침은 밤보다 춥겠지. -가장 높은 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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