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밥이 어둔 입으로 들어갈 때 생각하라

 

흰 밥

해는 높고
하늘이 푸르른 날
소와 쟁기와 사람이 논을 고르고
사람들이 맨발로 논에 들어가
하루종일 모를 낸다
왼손에 쥐어진
파란 못잎을 보았느냐
캄캄한 흙 속에 들어갔다 나온
아름다운 오른손을 보았느냐
그 모들이
바람을 타고 쓰러질 듯 쓰러질 듯 파랗게
몸을 굽히며 오래오래 자라더니
흰 쌀이 되어 우리 발 아래 쏟아져
길을 비추고
흰 밥이 되어
우리 어둔 눈이 열린다

흰 밥이 어둔 입으로 들어갈 때 생각하라
사람이 이 땅에 할 짓이 무엇이더냐

                                — 섬진강 시인, 김용택.


“흰 밥이 어둔 입으로 들어갈 때 생각하라
사람이 이 땅에 할 짓이 무엇이더냐”

아아 내 작은 몸을 깊게 흔드는 것.

나는 정말 뜨겁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무언가에 내 마음과 내 정신을 다 내주고 깊게 흔들리던 날들이 많았다.
내가 소리높여 말했던 것들. 
어떤날은 부끄러워진다. 어떤날은 부끄러워 숨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아직도…끝나지 않았다.
촌스럽게도 나는 그랬으면 좋겠다.

흰 밥이 내 어둔 입으로 들어갈 때마다 생각하리라.
사람으로 태어나서 내가 이 땅에 할 짓이 무엇이더냐.
흰 밥이 내 어둔 입으로 들어갈 때마다 생각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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