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핏 파이어 그릴
(음악- 비지스, Holiday)
토요일, 나른한 오후….
혼자 있는 하루는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려도 시간이 흐르지 않길래, 거실에 이불을 펴고, 오래 전에 사 둔 비디오 테입을 꺼냈다..
“스핏 파이어 그릴”…
미국 메인 주, 길리아드의 뾰족한 침엽수….스산한 숲….. 마음을 휘젓는 숲의 빛깔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스핏 파이어 그릴의 새 주인이 될 젊은 여자가 홀로 아기를 업고 오는 장면에서, 울음이 펑펑 쏟아졌다..
저 뾰족한 숲 마을에서 아기와 함께 저 여자가, 떠난 퍼시를 사랑하던 그 착한 남자와 결혼해서, 또 아기를 낳고 그렇게 살아가겠지….
이 영화의 포스터를 처음 본 건 고등학교 때 유라를 통해서였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 유라가 슬픈 눈을 한 퍼시의 사진이 담긴 팜플렛을 들고 가슴 설레하던 기억이 나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이 영화를 한참 시간이 지난 후 대학생이 돼서야 보게 됐다.
그리고 벌써 한 네 번쯤은 본 것 같다..
볼 때마다 다른 부분에서 가슴이 아린다.
처음엔 뾰족한 나무숲이 너무 아렸고…그 담엔 퍼시의 슬픈 삶이 아팠는데..
오늘은 혼자 된 여자가 아기를 안고, 식당의 새 주인이 될 꿈을 꾸며 마을에 들어서는 장면에서 울음이 나왔다..
이담에 여행을 가게 되면….나는 꼭 메인 주의 길리아드에 가 보고 싶다..
유명한 유적지도 관광지도 아닌, 그냥 작은 마을일 뿐인 그 곳에 꼭 가 볼 거다..
가서, 스산한 숲의 빛깔과, 침엽수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걸 느껴보고 싶다..
그 때에는 또 얼마나 마음이 일렁일까…
“길리아드엔 묘약이 있어요
상처를 낫게 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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