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존재감
아 이런짓 너무 촌스러운 줄 알지만.
보고싶다.
보고싶어 미치겠다.
바작바작 건조한 거실엔 빨래가 지들끼리 말라간다.
씽크대 위엔 혼자 먹다 남은 음식 부스러기들이 늘어붙어 간다.
어떤 방문을 열어도 어둠밖에 없다.
함께 있을 때 왜 더 자주 손을 잡지 못했을까.
날이 선 말 내뱉지 말고 따뜻하게만 할 걸.
왜 같이 있을 땐 어리석을까.
요며칠 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모르겠다.
찬 바람에 자꾸 벌어지는 옷섶을 여밀 때마다 시리다.
이 시린 기운에 자꾸 막막해져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미친사람 마냥 농담이나 해대고
여기저기 공간을 싸돌아다니며 가슴에 딴 생각이 들지 못하게 꾸역꾸역 무언가를 채운다.
어리버리 어리숙해 보이는 표정과 말투로 다가와 위화감을 주지 않고,
허둥대는 내게 날카로운 충고를 던져 붕붕 뜨는 나를 이 땅에 적당히 앉혀주곤 했던
그 존재감이 그립다.
생각 복잡해지면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웃음을 흘려 나를 멈춰 세우던
그 존재감이 그립다.
웅.
얼렁와. 얼렁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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