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보고 나니 12월 19일의 악몽 따위야

ornus와 나는 어젯밤에 12월 19일의 악몽에 대비하여
뒤늦게 집에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감상했다.

끊이지 않는 내전. 언제 뒷집 아이와 우리집 막내아이가 반군의 총을 들고
내 머리를 날려버릴지 모르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프리카를 봤다.
피냄새 나는 아프리카의 뒷구멍을 실감나게 쳐다보고 나니,
MB가 대통령이 되든 그보다 더한 악마가 대통령이 되든
이 땅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에 대해 담담할 수 있을 것 같아졌다.

그러고 나니, 12월 19일의 이 악몽 같은 현실 따위야.

다만 여전히 내게 남은 한 가지 섬뜩한 생각.
누가 대통령이 되는게 무서운게 아니라 이 땅의 욕망이 무섭다.

(그가 잘 살게 해줄 것 같다는 그많은 국민들의 생각 자체가 사실 근거없는 믿음이지만)
무슨수를 써서라도 나 잘 살게만 해준다면 어떤 짓을 한 인간이건 상관이 없다는 바로 그 욕망.

어떤 게시판에서 본 몇 줄의 글이 기억난다.

“사람들이 물질적인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한, 불확실하고 허무맹랑한 불로소득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는 한, 그리고 모두가 부자가 되고 10억을 만들어야 성공한 인생이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한,
또다른 이명박은 계속해서 등장할 것입니다. 저로서는 그런 사회에서 제정신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라는 요지의 글이었다.

그래 사실 나는 MB 따위가 싫은 게 아니라 이 사회의 저런 욕망이 무서운거다.

오직 내꺼, 내자식, 내새끼, 내아파트, 내인생, 내집, 내땅, 내꺼 내꺼 내꺼.
오직 내꺼만 잘 되어준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그 욕망들이 무서운거다.

그 욕망들이 결집된 저 표들이 무섭다.
뒷집 앞집 옆집 모두다 열심히 달리셔서 10억 만드시고 100억 만드시고 부자 되십시요.
수단과 방법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네네. 그럼요 그럼요.
허나 중요한 건 MB의 방식이 결코 당신들 서민들을 그 부자로 만들어주지 않을 겁니다.
당선되자마자 나오는 소문이란 서민들에게 가장 악재가 될 한전 민영화, 의료보험 사보험화, MBC 민영화,
영산강부터 운하착공(거주민의 90퍼센트가 자신을 반대한 그 전라도 땅부터 먼저 그지꼴 만드는 거다)이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말했듯이 이번 대선의 진정한 승자는 S기업, S일가다.
뒷구멍에서 열심히 커넥션 굴리며 계산기 두드리고 있었겠지.
금산분리 완화 및 철폐까지 바라볼 그들에게 최적의 대통령이며 그들이 당선시킨 대통령이다.

아 뭐 어떻게든 살겠지. 
사상 최저의 투표율 60%의 50% 지지, 즉 지지는 30%라는 사실이 1g의 위로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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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어젯밤에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봐둔건 꽤 잘한 일이다.
디카프리오 킹왕짱. <토탈 이클립스>의 미소년일 때는 지나치게 아름답더니 이제는 사람답게 멋지구나.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을 보고 나니, 이 땅 대한민국에서 정직하게 성실히 살아볼 용기가 그래도 아직 있다.

오늘이 악몽이어도 뭐 내일은 또 출근해야 하지 않겠냐.
열심히 살거다. 정직하고 따뜻하기 위해 우리는 어제와 똑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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