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삭막한 학교

일요일. 중간고사.
내가 배정받은 시험장소는 대림동 어딘가에 위치한 중학교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우산이 뒤집힐 것 같은 바람을 맞으며 골목을 돌아 학교에 도착.

복도에 들어서니 밀려오는 이 을씨년스러운 느낌은, 우리나라의 중학교의 모습이 캄보디아에서 보았던 중학교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확인을 안겨주었다.

회색빛 페인트칠이 군데군데 뜯겨져 나간 금이 간 복도 벽.
윤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화장실.
감옥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교실과 복도 사이 쇠창살.
불편하고 열악해보이는 의자와 책상.

시대는 많이 변했는데, 학교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경악스러웠다.

사람들은 종종 학창시절이 좋았다고 말한다.
나는 싫다. 숨막히는 학교. 끔찍한 갑갑함.
나는 그 성냥갑 속으로. 그 쇠창살 속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네버.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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