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고궁 담장길 넘어 콘크리트 건물들이 빼곡한 서울의 하늘도 실컷 보고.

아직은 쌀쌀한 3월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손 잡고 하루 종일.

시립미술관에 들러서 어설픈 셀카를 찍고는 유럽여행 사진 같지 않냐고, 말도 안되는 허풍에.

밤이 늦을 때까지 종로를 쏘다녔네.

시네코아에서 <메종 드 히미코>를 볼 때는 급기야 생각했네.

우리 스무살, 만약 그 때 내가 “야, 나 너 좋아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그 저며오는 가슴을 어찌했을까, 하고.

미친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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