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지..이런 감정은..

방금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오는 302번 버스를 타고 도착.
많이 못 해 본 일이긴 하지만 외국 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분은 언제나 뭔가 미묘하고 복잡하다..

이 땅이 정말 내가 살던 그 땅인가.
나는 오늘 밤이면 그를 만날 수 있는 걸까..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눈이 내리는 마을, 사파에서의 이틀은..
영화 속에서 본 건지 아님 그냥 꿈속이었던건지..현실이 아니었던 것만 같다.
굽이굽이 산 속에 동화속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내려앉아 있던 그 마을은..너무 지나치게 이쁘지 않아서 오히려 더 가슴에 남는다..

이끼가 끼고 색이 바랜 작고 낡은 성당 앞..
관광객들에게 오토바이를 태워주며 돈을 버는 마을 청년들과,
사파의 몽족들이 손으로 만든 꾸깃꾸깃한 공예품들을 팔며 아기를 키우고 있던 스무살 이쁜 그녀의 고단해보였던 얼굴..
엄마 없이 동생을 키우는 여섯 살짜리 아이 ‘랑’과 동생 ‘냐’.. 그 아이들을 꼭 안았을 때의 그 느낌도..
8개월된 동생을 업고 있던 랑의 너무 어른스러운 눈빛에 가슴이 아려왔다는 것도..
아기를 내려놓자 폴짝 뛰며 여섯살 또래로 돌아가던 그 모습도..

하노이에서 찾아갔던 중일이 집도..
그와 함께 살던 유학생 녀석, 내 착각인건지 스무살 때 이종남의 쑥스러움을 꼭 닮은 것만 같아 보이던 그 애도..
여기 한국, 서울에 있어야 할 것 같은 그 남자애들이 낯선땅 하노이에서, 묘지 앞에 있는 묘한 외관을 가진 집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도..

그냥 다 꿈만 같다.
내용이 잡히지 않는 이상한 ‘이야기’를 듣고 온 것만 같다..

.. 모르겠다..
이 감정이 가시기 전에 사진 몽땅 정리해서 얼른 여기에 올려야겠다.
그렇게 나는 다시 원래 내가 살던 이곳의 현실로 돌아가야겠지..

Comments on this post

No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Trackbacks and Pingbacks on this post

No trackbacks.

TrackBack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