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의 일부 남성들과 요즘 어린 세대 남성들의 여성혐오증상이 참..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어느 사회나 일부 극단적인 극우층과 가부장적인 여성 비하는 일정한 비율로 있지만 이 현상은 좀 특이하다. 보통 이런 현상은 자본주의의 냉혹한 경쟁 시스템에서 비주류로 밀려나거나 물질에 따른 계층간 차이가 벌어질 때 당연히 일어나는 현상이고 밥그릇 싸움에서 밀려난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유럽이나 미국에선 이게 인종차별주의로 나타난다면, 우리나라에선 독특하게 여성혐오로 나타났다는 거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40,50대보다 진보적이어야 할 10대, 20대 초반에서 요즘 이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고 한다. 내 밥그릇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원인을 사회와 시스템에서 찾아야 하는데 또다른 약자인 여성들에 대한 혐오로 도피하고 있는 형국인거다. 요즘 젊은 세대가 힘들어도 너무 힘들고 희망이 없어도 너무 힘든 게 첫째 문제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함께 살아가야 할 지구의 반을 채우고 있는 여성에게 나타나는 거는 참 애석한거다. 나는 피부로 잘 못 느끼고 살지만, 요즘 어린 여성들은 회사 동료들이나 대학 친구들에게 무방비상태에서 혐오발언을 종종 듣는다고 한다. 된장녀, 김치녀 등등으로 대표되는. 아주 일반화돼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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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얘기인데, 나는 “남자가 싫다” “여자가 싫다” “아이가 싫다” “노인이 싫다” “아저씨가 싫다” “아줌마가 싫다”는 식으로 보통명사를 사용해서 어느 한 집단을 싫다고 하는 현상에 우려가 많다. 싫은 사람이 있으면 특정 상황과 특정 인물을 콕 찝어서 그때 그때 맥락에 맞게 의사표시를 해야지,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냥 “나는 사람이 싫다”란 말과 동급이다.

 

생각이 많다. 아이들 잘 키워야지. 내가 키운다고 내맘대로 되는 아이들이 아닐 거라는 건 알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노력하는 것은 첫째 사랑이고, 둘째는 공정하게 키우는 거다. ‘공정’은 내가 신경쓰는 아주 중요한 가치지만 아이들에게 공정을 가르칠 때조차 이것이 기계적인 공정함이 아님을 근본적으로 깨닫게 해야 한다는 것이 어렵다. 세상은 함께 사는 곳이고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어깨를 걸고 살아가야 하는 곳이다. 공정 과 호혜, 때로는 희생의 마음도 함께 해야 한단 말이다. 그리고 사람을 바라볼 때는 밑바닥에 항상 ‘존중’과 ‘공감’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은데 이것이 쉽지 않은 부분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훈계보다 부모의 모습 자체에서 배우는 게 가장 크다고 한다. 내모습을 돌아보니….ㅠ.ㅠ 그러니 더 어려울 수밖에.

 

Comments on this post

  1. 엽곰 said on 2015-04-14 at 오후 9:00

    어, 불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증… 혹은 그 혐오증을 교묘하게 숨긴 개인에 대한 인종차별. 나는 역시나 외국에 살아서 그런지 (한국에서의 여성 혐오에 대해서는 몸으로 느끼지 못 하지만) 인종차별, 그런 거는 종종 느낀다… 영국 혹은 유럽에서 차별주의는 정말 포비든으로 교육되고 그런 생각 자체가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교육하는 것이 더 맞다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오늘날 미국이나 유럽에서 인종차별로 인한 잔인한 모독이나 살인까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면 정말 무섭다.
    혹은 차라리 그렇게도 생각해 본다.
    그럼 그렇지… 이 세상에 수 억 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는데 저런 사람들이 없다는 게 되려 말이 안 되지.. 하고.. 신의 저주가 어디 가겠어.?!
    아무튼 쉽지 않다. 내가 잘 한다고 해도 괜히 와서 들이받는 사고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 좋아. 사고는 있을 수 있지. 사고니까. 다만 그 이후 어떻게 대처하는가 하는 것에서도 수없이 많은 어이없는 상황들이 생기는데, 그건 또 어떻게 이해하며 살아갈지.
    이런 고민은 결국 끝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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