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접수
한 달 원비가 5만원 정도 수준인 병설유치원, 공립유치원은 꿈도 못 꾸고(당연히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우선이니 우린 바라지 않았다~)
돈냄새 안 나고, 선생님들 따뜻하고 원장님도 공부공부 하지 않고 숲에도 잘 다닌다는 평판좋은 동네 사립유치원은 추첨에서 떨어졌고!
그냥 무난해서 기대해본 사립유치원 하나도 추첨에서 떨어졌고!!
결국 이번해에 세교에 새로 설립된 프랜차이즈 개념의 유치원으로 가게 됐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 이미 있는 유치원의 분원 개념(?)이다.
지난 주에 동네친구들과 함께 설명회 들으러 갔는데
40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해서 강당이 꽉 차 있는데 긴장감이 그득했다.
새로 지어진 반짝반짝하는 큰 건물, 영어, 체육, 음악, 미술, 과학 등 각 수업을 담당하는 업체가 다 따로 지정되어 있는 유치원이었다;;;
무슨 소릴 하나 좀 삐딱한 눈을 뜨고 들어봤는데,
이 유치원의 모든 프로그램을 만들고 감수한다는 모대학 유아교육과 교수님이 진지하게 한 시간 동안 아동발달이론에 대해 강의하셨다.
떠드는 엄마들 막 혼대주고….;;;;;
아무튼, 이 나이때는 인지능력발달에 치중한 공부보다는 뇌의 전영역에 걸쳐 발달시키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의 오감발달, 정서발달, 도덕성에 대해 강조하는 강의라 다행히 안심이 됐다.
영어는 YBM 시사가 설립한 영어유치원에서 프로그램을 반으로 압축해 하루 두 시간동안 해주는데 수업을 보니까 재밌는 게임, 노래, 실험활동 중심이라 열음이가 재밌게 할 것 같다.
과학은 대부분 직접 실험활동 – 벌레 키우기, 농작물 키우기, 만들기 등등…
블럭, 교구 가지고 손조작하는 활동수업도 있고
음악도 원한다면 다양한 악기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체육도 어린이 체육만 오랫동안 해온 모 업체에서 나와서 수업하는데 나라도 홀딱 빠져들만큼 재미있더라..
모든 과목 20분씩 시범수업을 진행했다.
유치원도 이런 식으로 그럴듯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추첨에 붙어야 들어갈 수 있는 시절이다.
각 과목은 유치원 원비에 포함돼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수업도 있지만
대부분 돈을 더 내고 선택하는 거다.
영어, 음악, 몬테소리, 블럭이나 은물 같은 조작교육 같은 건 선택한 사람에 한해서만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나라에서 지원비가 나오니까 비싸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소득층은 보낼 수 없겠거니 생각하니 씁쓸했다.
(사실 어린이집, 유치원 보육료 지원제도란 게 좀 구멍이 있어서
저소득층에 혜택이 가는 건 당연하지만 부모님께 유산을 물려받았거나 도움을 받아서 윤택하게 사는 가정들도 월소득이 좀 적은 회사에 다니고 있으면 많이들 지원받을 수가 있다.
보육비 지원대상가정을 선정할 때 월소득과 재산을 같이 보는데, 월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서 재산 없는데 월소득 높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실제론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도 지원은 못 받는 경우가 생긴다.
예컨대 재산은 우리보다 훨씬 많아도 월소득이 우리보다 적으면 몇십만원씩 지원받는 데 반해
소유한 집도 없고 재산도 없는 우리는 월소득이 더 많다고;; 여태 전혀 지원받지 못하고 보냈다;;;
내년 6세과정은 전 계층 모두 지원이라서 우리도 처음으로 22만원 지원받는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유치원비가 몇십만원 수준에서 끝나지만
미국은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까지 데이케어 종일반 비용은 100만원 이상이 기본이다.
아무튼,
호기심 많고 노는 거 좋아하고 실험 좋아하는 우리 열음이가 신나서 다닐 수 있는 유치원이 됐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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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치원은 추첨 안해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이야?
뉴스 보니 한국 요즘 유치원 추첨장에서 부모들이 대학입시마냥 기도하고..가관이던데.
근데 나는 좀 궁금해지는것이…이 수급불균형의 결과의 원인이 무엇인지…
대학교때부터 주변에 보면 유치원 교사 하겠다는 애들이 너무 많았어서…학교 다닐때 좀 놀았다는 애들도 졸업후에 안부 물으면 다 유치원교사 하고 있다고 하길래 정말 흔한 직업이구나 했고, 게다가 저출산이라고 애낳으라고 난리인데…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네.
무상교육 때문에 시설에 비해 신청자가 많아져서 그런건지…?
아님 저출산이라는 통계가 뻥인건지?
우리 동네만 해도 산부인과, 소아과가 예전보다 더 많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산모들, 애들은 바글바글하던데…나는 왜이리 음모라는 의심이 들지? 비약이 좀 심한가. ㅋㅋㅋㅋㅋ
결국엔 다들 들어가요. 자기가 원하는 데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추첨에서 떨어지고 하는거죠. 제가 신청한 유치원도 추첨제인데 뭐 빡세진 않아서 붙었어요. 동네에 유치원에 대한 평판이 다 있는데 아무래도 좋은 선생님들 좋은 분위기가 있는 유치원이 인기가 많다보니 추첨 전쟁이 치열하지요. 근데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정말로 자리가 없어서 못 들어가요. 무상보육 때문에 자리가 안 나는 것도 맞구요.. 요즘 유치원 선생님은 아무나 못 될거에요 영어 선생님 하려면 기본이 교포 이상, 뉴욕에서 공부하고 오고 난리던데 ㅋㅋㅋㅋㅋ
암튼, 따뜻하고 좋은 선생님, 좋은 먹거리, 좋은 운영철학이 있는 유치원을 찾다보면 경쟁이 치열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