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음 학교 수업, 장난감 만들기 워크샵

초등학교는 특별히 교과서도 없고 열음이가 구구절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주는 스타일도 아니고 학교에서 도대체 뭘 배우는지 알기가 힘든데 보통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매일매일 각기 다른  프린트물이 있다.

크게 세 분야 – 글쓰기와 읽기, 수학, 과학– 에 중점을 둬서 배우는 것 같다. 보통 수업 형태가 한 테이블에 한 5명씩 빙 둘러 앉아서 하는 팀 프로젝트 형식이고, 아이들은 돌아다니며 수업에 참여한다. 이런 점 때문에 열음이가 학교수업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체육실로 이동한다거나 음악실로 이동할 때 줄 서서 질서지키는 부분, 식사 예절 같은 건 굉장히 엄격해서 질서 안 지키면 바로 지적받고 심하면 벌점 받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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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cy 부분(글쓰기, 읽기)
은 아직 열음이는 거의 안 되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보통 열음이처럼 외국에서 온 아이가 문장으로 무리 없이 말하게 되기까지 1년에서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글쓰기와 읽기는 그보다 더한 시간이 필요하고. 나는 짧게는 1년, 글쓰기와 읽기가 현지 애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기까지 길게는 5년까지도 잡고 조급함 없이 지켜볼 생각이다. 친구들과 수다 떠는 거 보면 바디랭귀지 동원하고 자기가 아는 짧은 표현 동원에서 열심히 의사소통하려는 게 눈에 보여 기특하다. 여긴 ‘글쓰기’를 굉장히 중요시해서 주제를 잡고 서론 -본론-결론 갖춘 글쓰기를 열심히 시킨다. 아직 열음이는 그 단계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듯.

이런 글쓰기와 읽기 수업 같은 경우 저렇게 한 주나 한 달의 주제나 분야를 정해서 일정 기간 동안 계속 그 분야에 관해서 읽고 쓰는 식으로 배운다.

Phonics(파닉스-글자보고 읽는법)는 한국에서 유치원 다니고 초등 저학년 때 영어 사교육 받는 애들이 하는 파닉스 수준보다 여기서 학교에서 배우는 수준이 더 천천히 간다. 한국애들이 영어유치원에서 떼는 파닉스가 여기서 유치원-초등 저학년까지 배우는 파닉스 수준이다. 난 천천히 확실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집에서도 천천히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저렇게 책의 저자들이 방문하는 수업이나, ‘Toy Maker’ workshop처럼 장난감, 과학도구 등을 만드는 전문가가 와서 함께 만들기 수업을 하는 등 특별활동들이 종종 있는데 열음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다. 이런 특별활동 외에 학교 행사 – 음악 발표회, 발명품 전시회 등등 –  들이 종종 있어서 학부모들도 자원봉사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학교행사에 참여해야 하는 횟수가 많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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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은 한국에서 한자릿수 덧셈 뺄셈도 가르쳐본적이 없는데 지금 여기가 1학년 2학기라 두자릿수 덧셈 뺄셈 중이다. (열음이의 초등학교 1학년 1학기가 존재하지 않는 게 좀 아쉽다) 집에서 숙제하는 거 보면 커리큘럼은 잘 따라가고 있고, 선행은 내가 안 시키는 중이다.  만약에 아이가 커리큘럼 이상의 속도로 스스로 배우고 싶어하는 날이 오면 선행도 시킬 수 있겠지만. 나는 ‘스스로 원하는 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학은 주로 실험 프로젝트를 많이 하나본데 열음이가 워낙 호기심 많고 좋아하는 분야라 이것도 재밌게 잘 하고 있다. “엄마 과학실험 재밌어요. 실험하는 거 많이 하는 데 있으면 보내줘요” 하는데, 내가 아직 정보가 없어서.. 이런 교육을 하는 기관이 있나 천천히 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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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이렇게 만들기 선생님을 외부에서 초청해서 과학 장난감 만드는 워크샵이 있었는데, 학부모들도 옆에서 책상 나르고 어시스트하는 자원봉사를 지원해달라고 하길래, 아무래도 힘도 써야 할 거 같고 만들기 수업이니 ornus가 가는 게 좋을듯해서 ornus가 다녀왔다. 열음이는 며칠 전부터 아빠가 참여수업에 온다고 들떠 하고 손꼽아 기다리더니 자부심이 대단하다. 아이들 활동에 아빠가 참여하는 건 엄마가 참여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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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크샵에서 만들어온 거. 수업에 참여한 ornus가 말하길, 열음이가 이런 수업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말이 잘 안 됨에도 불구하고 손도 잘 들도 의견피력 열심히 하고. 이렇게 만들기 수업 같은 경우는 이런 분야에 관심 없는 아이도 있어서 몇몇 아이들이 뒤에서 쳐지는 게 보이는데 열음이는 친구들과 의견교환도 열심히 하고 정말 적극적이라고. 집에서도 맨날 만들기 하고 있으니 뭐 그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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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가는 건 나한텐 재미있는 일이다. 이런 쪽에 개인적인 호기심도 많고. 관심은 많지만 조급함은 없어서 아이를 기다려주면서 지켜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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