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자의 결혼
와우 아주 오랜만에 D 모게시판에 가봤더니 그 커뮤니티 소모임에서 만난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단다. 비혼주의자와 비혼주의자의 결혼이라고;; ㅎㅎㅎ
“난 결혼이라는 거 하기 싫어”
“나도 결혼 하기 싫은데?”
“와.. 우리 생각이 같구나. 결혼하자” 이런 상황?
ㅎㅎ
생각해보면 나도 어찌보면 비혼주의자에 가깝다. 우리나라가 유럽처럼 시민결합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나라였다면 ornus와 계속 알콩달콩 동거하고 살았을듯. 게다가 열음이 은율이를 만나기 위해서도 결혼제도에 입성해야 했다. 시민결합만으로 아이를 기르는 걸 보호받을 수 있었다면 결혼할 필요가 없는데.
내가 비혼주의자인 건 내가 낭만주의자인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나는 나와 ornus의 사랑을 결혼이라는 제도로 묶고 싶지 않기 때문에. 결혼제도로 못 박지 않아도 우린 충분히 사랑한다? 뭐 이런 심리??? 그리고 뭔가 그게 더 로맨틱하다. 제도로 억지로 묶어놓지 않아도 가능한 로맨틱한 사랑.. 뭐 이런 거.
우리 아이들 세대에는 어떻게 될까. 우리 열음이 은율이도 커서 당연히 결혼하는 세상일까 몹시 궁금하다. 우리 아이들이 누구랑 결혼을 하든 결혼을 하지 않든 어떠한 인종의 사람과 결혼을 하든 여성과 결혼을 하든 남성과 결혼을 하든 그건 우리 아이들 선택이다. 우린 아이들의 선택에 힘을 실어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몇 년 전에 “자기야 우리 애들이 남자랑 결혼한다고 하면?” 하고 물어봤더니 ornus왈, “동성결혼이 합법인 주로 relocation 할거야” 했는데 이미 2012년 워싱턴주도 동성결혼이 합법화됐다. 하..
비혼주의자와 비혼주의자가 만나서 결혼을 한다니 참 아이러니하긴 한데, 같은 가치관을 공유한 사람과의 만남이 가장 이상적인 만남이라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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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딸이라서 그런가. 솔직히 유라가 결혼하겠다고하면 엄청 까탈부리고 완전 구질구질한 엄마 될거같아.
결혼 전에는 오히려 잘 몰랐는데, 결혼하고보니 여자에겐 결혼이 상당히 위험하고 도박이구나 느껴져서.
김대교는 평범한 한국남자들이 조금이라도 갖고있는 마초근성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주변 친구들 결혼하고나서 더 행복해진 여자애들이 없어.
우리나라만 그런가하다가도, 국제결혼 한다고 해도 남자 못믿을거같고~
차라리 독신으로 살며 자기 앞가림 잘하면 그게 더 안심될거같아.
음..차라리 남자 말고 여자랑 결혼하겠다고 하면 그게 낫겠다. 굳이 결혼이란걸 한다면..
뭐 쓰다보니 내가 남성혐오증 환자같은데 그건 아니고~ㅋ
암튼 유라가 남자랑은 연애만 하는게 더 안전할거같아. 건강 잘 챙기며 피임만 잘하면~
그리고 아래 백종원 글보고 생각났는데,,나도 권력욕에 찌든 잘난척 하는 남자 딱 싫어.
내가 김대교한테 반한건 잘난척을 전혀 안해서였거든. 정말..다른 남자들과 너무 달랐어. 지금도 그렇고..ㅋㅋ
언니 넘 귀여우신거 아시죠? 김대교님한테 이러이러해서 반했다고 하는 거.. ㅋㅋㅋ 깨볶는 거 멀리서도 다 들리거등요?????? ㅎㅎ 진짜 권위+허세+권력+명예에 취해 있는 남자가 젤 싫어요 ㅎㅎ
하긴.. 제가 딸 엄마라도 걱정되는 마음이 이해가 가요.. 딸은 ‘좋은 사람 알아보는 눈을 가진 여성’으로 키우는 게 관건 같아요. 물론 그렇게 키운다고 그렇게 크는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주변에 결혼으로 인해 더 행복해진 여자친구들이 거의 없다는 얘기는 뭔지 알 거 같아요. 한국에서 시댁+육아를 겪으며 진정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 만나기가 어렵죠.
전 돈이 많더라도 자식이 결혼생활 시작할 때부터 왕창왕창 주는 건 자식 망치는 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시작할 때 조금은 도와주고 싶어요. 그건 내 자식을 위해 내가 기꺼이 기쁜 맘으로 준 거기 때문에 그런 걸로 며느리가 나한테 뭔가를 보상하길 절대로 바라지 않을 듯해요. 왜냐하면 시댁이든 친정이든 새로 만든 가정에 간섭하고 지나친 관심을 쏟는 게 자식을 독립시키지 못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제가 확신을 하니까.. “안 주고 무간섭”이 상식적으로 자식을 독립시키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인제, 세상이 부모 도움 한 푼 없이 시작하기가 너무 힘들고 어려우니까.. 내 자식들 쓸데없는 고생 좀 덜하게 선물처럼 조금 보태주고 싶다면 그건 제 기꺼운 마음에서 나온 사랑이니 “조금 보태주고 무간섭” 하려구요. 지네들끼리 실수하고 살아도 그게 인생이니까.. 스스로 겪고 배우라고..
딸이 굳이 결혼을 한다면 차라리 여자랑 했으면 좋겠다!! 어떤 마음인지 공감가요 ㅋㅋㅋㅋㅋ 저는 제가 아들만 있는 엄마지만 주변의 무수한 결혼사례를 봐도 남자가 좋은 남자면 결혼은 행복하게 돼있어요 거의..(예외는 있겠지만)가정적이기 싫은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래서 남자애들을 잘 키워야 됨.
언니랑 수다 떠는 거 완전 오프라인에서 만난 거 같은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