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 토요일 오늘 하루는 너무 빡셌다.
아침부터 시애틀 다운타운 가서 빽빽한 빌딩들, 분주한 거리, 쏟아지는 관광객들 쳐다보다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가서 꽃 사고 빵 사 먹고 바다 좀 구경하고 다운타운 위쪽 퀸앤 언덕 주택가에 올라 동네사람들 내다놓은 벼룩시장 물건들 찬찬히 보고. 또 커클랜드 쪽 워싱턴 호숫가 비치에서 애들 종일 물놀이 시키고 우린 뒤치닥거리 해주며 그늘에서 몇 시간 동안 피신하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 우리 가족도 본격적인 물놀이 용품들을 마련하자 싶어 저녁 6시에 비치에서 나와 프레드 마이어행. 4인용 커다란 보트, 바람 넣을 자동 펌프, 노, ornus 래쉬 가드 겸 수영복, 애들 물총 두 개, 애들 물안경 두 개, 애들 꺼 우리 꺼 선글래스 모자라는 거 세 개 정도, 튜브, 비치 타월 몇 개, 해변에서 신을 신발 몇 켤레를 구입하고 집에 오니 10시. 아아.. 아이들은 8시 반에 재웠어야 했는데…ㅠ.ㅠ 애들 재우고 나 씻고 나니 너무 피곤하다. 그래도 내일은 호수에 큰 보트 띄워 노 저어 수심 깊은 호수 저편까지 진출해야지 생각하니 기대되는데.
분주히 쇼핑하고 돌아온 기분이 허전하다. 파란 하늘, 산뜻한 바람. 청명한 날씨. 햇빛 아래에선 물놀이도 괜찮을 만큼 뜨겁지만 그늘에선 추울 정도로 시원한 여름. 정말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게 아름다운 여름인데 왜 자꾸 가슴 한 쪽이 아려오고 그러지. 뭐지. 누가 보고싶은지 모르겠는데 왜 누군가 보고싶은 것처럼 허전하지. 답도 없는 허전함이 몰려오는 건 또 호르몬이 자기주장하는 거. 막을 수 없는 구멍이 생겨난다. 그로 인해 좋은데도 고통스럽고 꽉 찼는데도 그립다.
내일은 열심히 노 저어 호수 깊은 데까지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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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on this post
내가 옆에 있음 구멍을 작게 줄여줄 순 있을것 같은데~~ㅎㅎㅎ쉴세 없는 수다 삼매경으로 말이야~~~혹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와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느끼는 우현이의 마음과 같은 마음 아닐까? ㅎㅎㅎㅎ나 넘 무리수 두는거? 암튼 나는 니가 쓴 글 보며 잠시나마 시애틀이 먼 곳이 아니듯 느껴진다는~~~그리고 오늘도 역시~~어제 처럼 하루가 길게 느껴지다~~ㅎㅎㅎ
구뤠!!!!!! 수다 삼매경으로 구멍 밟아주고 덮어주고 파내주고 아주 난리였을텐데 말이다!! 니가 우현이 마음을 어찌 그리 잘 아는 거니.. ㅎㅎㅎ 안 그래도 큰 공연 끝나고 나면 심리상담 필요할 정도로 마음이 힘들다고 하더라. ㅠ.ㅠ 아 우현이네 엄마가 하시는 고깃집 이제 그만두신다는데 갈 일도 없을 내가 다 아쉽네. 이제 무대 아래 스위치 내려간 모습 볼 곳이 없어졌다.ㅠ.ㅠ 시애틀이 옆동네 같지? 그게 내 흑심이야. 시애틀을 옆동네로 느끼게 만들어서 귀신에 홀린듯 수원 가는 표 끊듯이 표 끊어서 시애틀로 놀러오게 만드는 거 ㅋㅋㅋ
음..나도 요새 마음의 구멍 심해졌는데.
작년까진 애 데리고 주로 집에만 있는거에 익숙해져서 오히려 구멍이 별로 안 깊었던거같은데..
나는 밖으로 나돌기 시작하면서 구멍 심해졌어.
그리고..해외에서 생활하는 전업맘들이 남편들보다 국내 워킹맘들보다 월요병이 훨 심하다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요새 심히 공감해. 아 낼은 월요일ㅠ
저런 구멍은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상황에 처하든 누구를 사랑하든 있는 거라서 전.. 상황과는 상관 없는 거 같아요 게다가 호르몬 주기에ㅜ따른 거라서 뭐 바꿀수도 없고 그냥 친구처럼 같이 가야 되는.근데 구멍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 가끔 생각하는데 그런 삶도 싫어요 ㅎㅎㅎㅎ
말씀하신 해외 전업맘이 월요병이 더 심하다는 건 만날 친척도 없고 가야할 행사도 없고 해외생활이 더가족적이어서 그런거겠죠? 남편들도 주말 내내 거의 가족과 보내고 똘똘 뭉쳐있으니 월요일은 더 허전하죠 .. 이런 월요병은 바람직한 생활의 부작용인듯 ㅋㅋ
나 그래서 조심 하자너 여기 자꾸 들락 거리다가 표 끊을까봐~~~~ㅋㅋ뭐 어디가 꼭 가보고 싶은게 아니고 호수랑 꽃 파는 슈퍼? 랑 쇼파랑 서랍장 유리병 득템 했던 가게 그런 소소한 장소가 가보구 싶어~~한마디로 동네구경~~^^
우현이 엄마는 음~~글두 아들이 고생 그만 하시라고 효도 한거라고 생각하고 아쉽지만 패쓔~~~ㅎ 짐 새벽6시43분 이시간을 즐길꼬야^^
나도 네가 온다면 호숫가랑 꽃 파는 마트랑 보라색 유리병 가득한 동네 가게랑.. 동네 같이 걷고 싶다. 아 정말 그러고 싶다. 눈물이 다 나올라 그러네.. 나 지금 가슴이 너무 찌릿찌릿해.
어 니 말이 맞어..항상 엄마가 어릴 때부터 고생하셨다고 어머니 그만 일하시게 하는 게 소원이라 그러더니 드디어 쉬게 해드렸나 보더라공..거기 진짜 귀여운 우현이 강아지 콩떡이도 있었는데 손바닥만한 게 진짜 귀여운데 팬들이 콩떡이 못 보는 걸 더 아쉬워함 ㅋㅋㅋㅋ
나와 정서를 나눌 수 있는 칭구가 있어 행복하다~~유치하다고 하지 않고 가끔은 나보다 더더 감성적인~~그런 니가 있어 행복하다!!
“나 시인 코스프레중~~~~”
그래 시인 해라. 시 써~~~ 요즘 세상이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걸 오그라든다 하는 쿨병 걸린 사람들이 많은 게 문제지.. 쿨몽둥이로 맞아야 됨 ㅋㅋㅋㅋ
마자마자~~ ㅋㅋ맘속 표현하지않는 사람들 몽둥이로 고쳐주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