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무게

 

대낮부터 혼자 팬블로그 글들 읽고 있는데 마침 오늘 서울에서 팬사인회가 있었나보다. 아무나 팬사인회에 갈 순 없고 앨범을 사면 랜덤으로 팬사인회 당첨권이 발송되고. 그게 있는 사람만 갈 수 있는 거.

평소에 워낙 글도 잘 쓰고 생각도 깊으신 팬들 블로그에서 감동을 많이 받았었는데 그분들 중 당첨되신 분들이 많아 우현이 후기가 너무 궁금했더랬다. 아니나 다를까 우현이와 만나 짧은 순간 손잡고 몇 마디 나누는 찰나에도 참 좋은 말씀들을 많이 전해주고 오셨더랬다.

그 중 인상깊었던 건, 우현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더니.. 애가 손을 잡고 한참을 대답을 못 한 채 생각을 골똘히. 그 와중에도 우현이가 손을 놓아 주질 않고 꽉 잡고 있어서 뒤에 있는 팬들은 궁금해하고. 매니저들이 자꾸 시간 밀린다고 빨리 보내라고 독촉하니 이 팬도 대답 듣는 거 포기하고 가려는데, 우현이 “제 꿈이요… 오래… 계속.. 이렇게 보는 거요” 했다고.. 이런 질문을 쉽게 생각했으면 가볍게 대답이 나왔을 텐데 오래도록 고민하고 내뱉는 그 속이 보여서 짠하다. 몇 달 전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자신의 5년 후, 미래를 고민하고 고민하고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있던 걸 알던 터라 저 대답 속에 얼마나 무거운 진심이 담겨있는지 우리 팬들은 다 아니까.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난 너를 알기 전에도 멀쩡히 잘 살았었어.. 근데 널 알고나서부턴 네가 없는 세상은 단 한 순간도 생각할 수가 없어.. 단 한 순간도.. 행복해라. 네가 원하는 것을 하며 오래도록..” 이런 말씀을 전해주신 팬.

또,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신에게 원망도 많이 했지만 여러 나쁜 걸 만든 신이 우현이도 만들었으니 감사한다”는 의미의 말을 전했던 팬. 그 말을 들은 우현이..한참을 골똘히..생각했을 거였다.

나는 순간 이 말들의 무게, 이 사랑의 무게가 느껴져 마음이 아파왔다. 사랑받는 일을 가볍게 쉬이 여기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아니까. 감성의 결이 세심해서 저 말들의 무게를 곱씹을 걸 아니까. 근데 또 그 무게감을 거부하지 않고 온몸으로 열심히 받아들이고 노력한다는 것도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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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타임 때 다른 멤버들 다 앞에 나와서 낭낭히 팬서비스 할 때도, 전 같으면 자기가 먼저 앞장 서서 나왔을 스타일인데 오늘은 나오질 못하고 책상 앞에 앉아 고개 숙이고 저러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고. 팬들은 의아해했고. 그렇다고 기분이 안 좋은 게 아니라 계속 웃고는 있는데 뭔가 평소같지 않게 많이 수줍어하더라고. 하하. 오글멘트 뻔뻔하게 잘 날리던 ‘남남친’이 왜 이러실까. 저 말들의 무게 때문이 아닐까. 그냥 나만의 생각이겠지만 저 말들의 무게 때문에 고개 숙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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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어.. 건강해.. 나 때문도 아니고 너 때문도 아니고 저 사람들 때문에.. 너 건강해야 돼. ‘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의 무게’ 때문에 되게 짠한데, 그럼에도 사랑을 감당하고 나가는 게 삶이니까. 그런 삶을 살아낼 수 있기를 바라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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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라디오 <컬투쇼> 공개방송에서. 웃는 모습이 좋다.

 

 

어제 컬투쇼에서 부른 잔잔한 노래, <러브 레터>
도입부, 내가 좋아하는 우현이 중저음. 우현이 솔로로 듣고 싶어지는 달달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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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회. 우현+호야 투샷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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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날려서 성규형한테 칭찬 듣는 우현+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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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쭈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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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 이상한짓 하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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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 내에서 가장 긍정적이고 행복한 동우. 정말 존경하는 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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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모지리들..

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5-07-21 at 오전 2:11

    밀당하는거 아닐까? 좀 이번엔 소극적으루. ㅋ

    • wisepaper said on 2015-07-21 at 오전 3:28

      언니 센스~ 언닌 꼭 뜬금없이 빵 터지게 하는 데가 있어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여. 여우같은 놈.. 재범이는 팬들한테 표현하나요? 저도 커뮤니티에서 종종 박재범 게시물을 보는데, 팬들한테 고마움을 표현하는 건 잘 하던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절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보다는 “나도 널 사랑해.”가 듣고 싶은 게 제 안의 소녀팬의 마음.. ㅋㅋㅋㅋㅋ

  2. 심은하 said on 2015-07-21 at 오전 8:13

    재범인 소문에 의하면 다른 아시아팬들보단 한국 여자팬들한텐 약간 시크하대. 단지 일부 네티즌 말이라 그닥 신빙성은 없다만..양뇬이 팬들한텐(욕 미안..재범빠되니 욕이 자연스러워짐ㅋ) 어떤진 아직 잘 모르겠고 내가 꽂힌지 얼마안돼서 계속 조사중이고.
    근데 난 재범이한테 크게 관심 없을땐 좀 쿨하고 시크한 앤가보다 했는데, 관심이 가기 시작한건 방송에서 의외로 따뜻하고 진지한 눈빛이나 말투, 수줍음 때문이었는데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그의 성실하고 끈기있는 행보와 유난히 가족들 챙기는 마음, jyp에 그렇게 팽당한 큰일을 겪고나서도 말없이 묵묵히 걸어온 강인한 멘탈(역시 난 말없는 남자가 좋음). 그리고 기존 나의 편견을 깨는 노래실력(난 얘가 아이돌인줄만 알았었는데,,아 참 미안 우현이도 아이돌인데 노래 잘해서 놀랐어.ㅋㅋ)
    암튼 귀여움 섹시함 의젓함의 3종세트를 한꺼번에 갖추고 있어서 막 빠졌는데(그러고보니 우현이도 3종세트 다 있는듯한데 겉모습은 재범이와 반대로 드러나네).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았을 이런 날라리한테 내가 왜 푹 빠져있나 싶다가도, 아 참 재범이 날라리 아닌데 디게 착하고 올바른데,,이런생각 하루에도 수십번 오가게 하는, 누나 정신 못차리게하는 마력이 있음..
    입은 옷과 헤어스탈에 따라 얼굴도 수만가지..아 미쵸..특히 수트 입은 모습 대박.

    사실, 유라 임신하기 전에 재범이가 시애틀에서 올린 낫띵온유 동영상 보고 반했었는데(멋지기도 하지만 넘 애절해서..그당시 걔 사연도 그렇고. ), 애낳고 정신없이 지낸 몇년간 덕질은 상상도 못하다가 이제와서 뒷북ㅋㅋ

    암튼..팬한테 싸인은 어디서나 성실히 해준다고 알고있음. 싸인 못해주는 상황에서 먹고있던 아이스크림 한입을 내줬다는 얘긴 들었었고..
    근데 얼마전 sns에 뜬금없이 모델같은 양키뇨자 사진을 멘트 하나 없이 올렸길래, 가끔은 팬들한테 질투작전으로 밀당을 하는건가싶어.ㅋ 넘 귀엽지ㅋㅋ

  3. wisepaper said on 2015-07-21 at 오전 8:40

    저도 여초 커뮤니티에서 Jyp랑 그 사건 있었을 때 대충 봤는데 뭔가 그 때부터 강단 있는 아이 같이 느껴지고 외모도 전 그런 소년스러운 얼굴 좋아하기 떄문에 호감이었는데.. 역시 괜찮은 애였군요. 요즘은 아이돌과 뮤지션의 경계가 흐릿한 거 같아요. 재범이도 음악 스스로 만들고 기획도 다 하잖아요.. 우현이도 작사작곡을 차츰 늘려가고 있거든요.. 지금 know your name 듣고 있는데 노래 참 잘하네요. 알엔비에 굉장히 잘 어울리겠네요. 힙합이랑… 한국말 약간 어눌한 것도 귀염으로 작용하는 것 같고. 재범이 시애틀 어디 사는지 아시나요? 갑자기 관심 가네요.. ㅎㅎㅎㅎ 어떤 집인지 가보고 싶네요..

    그런 큰 일 겪고도 자기 음악하면서 자기 팬들 만들어가는 걸 보면 보통 애는 아니지요. snl 같은 데 나와서 연기하는 것도 웃기구요.

    뜬금없이 모델같은 여자 사진 올려놨다는 건, 역시 박재범이니까 팬들도 거기 따라 가는 거에요 ㅋㅋㅋ 우현이 팬들은 아마 우현이가 멘트 없이 그런 사진 올려놨다가는 다같이 기절할듯.. ㅋㅋㅋㅋㅋ 그래서 박재범도 알고 보면 (겉의 행보와 다르게) 순수하고 순진해보이는 면이 있을진 몰라도 어찌 됐든 화끈한 가사 쓰고 뮤비도 화끈하게 찍고 하니까 그런 사진을 올려도 그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팬들도 받아들이는 거지요.. 그래서 재범이같은 가수 팬 하면 그 나름 그런 스릴을 즐기는 것도 재밌을 거에요. ㅋㅋㅋ 우현이는 택도 없어요 우현이는 지금 연애를 하고 있을진 몰라도 절대로 죽어도 팬들한테 들키거나 티내지 않을 스타일이라서..(팬들 마음 아플 거 누구보다 잘 아는 애라서..)

    암튼 박재범 제가 가는 여초 커뮤니티에서 정말 인기 많아서 가끔 동영상들 보게 되는데, 매력 있어요. 그 악동+소년같은 얼굴에 묘하게 야한 느낌 나는 것도 좋고..

  4. 심은하 said on 2015-07-21 at 오전 9:26

    시애틀의 어딘지는 아직 몰라. (나 팬 맞아? ㅋㅋ) 조사해봐야지. 나 아직까지 무서워서 해외여행 한번도 나가본적 없는데 시애틀은 꼭 가봐야지.

    근데 나 그 모델포스 뇨자 사진 보고 하룻밤은 고민했어.
    근데,,결론은 뭐,,에이 별거 아닌데 걍 재범이 엉뚱한 성격에 별 의미없이 올린거겠지. 걍 이미지에 꽂혀서 올린걸거야. 워낙 남눈치 안보고 자유분방한 성격이라서 올린걸거야~이렇게 자위하는데 대략 5시간 걸렸음ㅋㅋ 그담날 생각하니 걍 귀엽더라고.

  5. wisepaper said on 2015-07-21 at 오전 11:03

    진짜요? 시애틀 오실 생각 있으세요? 꼭 저한테 말해주세요~~ 숙박은 우리집에서 공짜로 하세요! 빈말 아니에요. 진짜에요. 부담 안 되게 숙박만 자유롭게 하시고 나머지는 알아서 여행하세요 참견 안 할 테니까 ㅋㅋㅋ 이게 제스타일이에용. 나중에 꼭 오세요.. 반드시 여름에요.. 지금 약간 덥긴 한데 보통 여름이 잘 덥지가 않대요. 선선하고 햇빛은 따뜻한..

    ㅋㅋ 이미지가 맘에 들어서 올렸겠죠.. 5시간 걸린 언니가 왤케 웃기고 귀여운지.. ㅎㅎㅎ

  6. 심은하 said on 2015-07-21 at 오후 12:32

    웅, 그래. 재범이도 시애틀은 여름이 죽인다고 그러더라. ㅋㅋ 글구 혹시나 재범이네 집 찾아지면 꼭 사진 찍어서 올려줘~ 재범이가 몇년전 시애틀에 부모님 집 사드렸다던데..

  7. wisepaper said on 2015-07-21 at 오후 12:56

    네 그럴게요. 제가 알기론 재범이는 다운타운 시애틀 쪽에서 좀 위쪽 동네 출신일 거에요. 린우드 위쪽.. 알게 되면 꼭 찾아가보고 싶어요. ㅎㅎㅎㅎ 왠지 친근하다니까요. 집도 사드렸구나. 넘 기특하네요. 멋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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