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 마

이러지 마..
여름밤 살랑살랑 생머리 날리며 노래하지 마.. 그렇게 웃지 마.. 팬들한테 ‘러브레터’ 부른다고 손으로 꼬물꼬물 자꾸 편지쓰는 모션 하지 마.. 팬들한테 맨날 날리는 그 손키스 날리지 마.. 팬들에게 그렇게 행복하게 웃어주지 마.. 그렇게 잘하지 마.. 언젠가 다 사라질 것들.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어.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도 ‘지금 현재’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사랑 표현하는 걸 냉소하지 않는 네가 놀랍다. 어떤 의미에선 정말로 용감한 사람 같다. 이렇게 행동했을 때 어떤 비극이 일어날지, 훗날 우리가 짐작하는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너의 이 모든 친절들이 어떤 비수로 돌아와 꽂힐지, 네가 고민 안 해봤다고는 생각 안 한다. 항상 고민 많고 예민하고 감정선이 섬세해서 많이 생각한다는 걸 아니까.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길을 택했다는 게, 내가 수없이 고민해서 얻어낸 ‘현재’에 대한 철학을 너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면서도 기특해진다.

사람들은 너의 직업을 환상을 파는 직업이라며 쉽게 폄하하지. 오늘도 어딘가에서 자신이 하는 말이 어떠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겨냥하는지 한번도 고민해보지 않았을 그럴 성의없는 글을 써제끼는 사람들을 봤지. 난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환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니 이 환상적인 사랑 한번 받아보지 못할 것이요. 환상이 요만큼도 섞이지 않은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냉철한 사랑 많이들 하시긔. 냉철한 사랑 해서 참 좋겠긔. 난 내가 ornus를 사랑하고 ornus가 나를 사랑하는 것도, 내가 열음이 은율이를 사랑하는 것도 환상. ‘이상에 다가가기 위한 환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꺼이 환상을 받아들이고 환상적인 사랑 속에서 사는 것을 택할 거다. 내가 기꺼이 환상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환상으로부터 그의 맨얼굴로 가는 과정까지 기꺼이 사랑하겠다는 뜻이다.

 

– 며칠 전 울산 공연.. 살랑살랑 생머리 날리며 살랑살랑 애정 표현 많이도 하는 소년 같은 우현..
어제 이 영상 발견하자마자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올렸더니 너무 좋아서 슬퍼진다는 리플들. 우현일 보고 있으면 슬퍼진다고. 나 역시. 이쁘고 사랑스럽고 아프고 슬픈 우현아..^^

시간이 가는 게 너무 아깝다. 언젠가 다시는 팬들앞에서 노래할 수 없고 무대에 설 수 없는 날이 올 거기 때문에 “지금 인기 있을 때 팬들에게 사랑하는 마음 아끼지 않고 표현 할 거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추억들, 소중한 시간들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는 그 말. 정확히 누구에게 가닿는지 볼 수 없어도 한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너의 그 마음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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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할 때가 제일 행복해보여. 그저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 아이돌 그룹이 된다는 걸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는 너. 춤추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너.. 그런데도 노래하기 위해 데뷔를 위해 죽을듯이 춤을 연습해서 지금은 그룹 내에서 춤 담당하는 멤버 다음으로 춤을 반듯하게 잘 춘다는 평을 듣는 너. 나는 네가 춤을 추는 모습도 너무 좋다.

다만 넌 노래.. 오래도록 해야 돼. 어떤 고비가 와도 노래하는 거 쉽게 놓지 말기를. 고비가 올 때는 팬들의 사랑으로부터도 초월했으면 좋겠다. 아무도 없이 혼자 선다고 해도 기꺼이 노래하는 길을 선택해서 인생의 노래를 만나고(네가 작곡하면 더 좋고), 그 노래를 고전으로 남기는 네가 됐으면 좋겠다. 너의 편안하고 포근하고 옛스러운 중저음이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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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하 언니를 위한 보너스: 메이크업 받는 재범이.. 다정한 표정이 좋아서

Comments on this post

  1. 심은하 said on 2015-07-31 at 오후 6:20

    폄하하는 글들을 쓰는 사람들이 있어?
    환상 없으면 못살지.
    나에게 재범이는 환상이기도 하지만 마약이고.
    그리고 나의 환상은 이곳 생활에 대한 만화적인 미화.ㅋㅋ
    신혼때부터 우리가 달달한 시트콤 혹은 만화 속 커플이라는 환상 속에 빠져 살아왔어.ㅋㅋ 이런 환상 없으면 여기서 못버팀.
    다들 나보고 여기서 답답해서 어찌 사냐고 혀를 차지만 난 시트콤 대본 하나 쓸 수 있거든ㅋ

  2. wisepaper said on 2015-07-31 at 오후 11:28

    그거 좋네요. 시트콤 속 커플이라는 환상.. 대본 쓰는 삶도 좋네요~~ 저도 소설 하나 쓴다고 생각하고 살아야지 ㅎㅎㅎㅎ
    언니를 위해 이 본문에 재범이 움짤 하나 추가했어요. 보이는지 말해주세용~ 저 다정한 눈빛이 악동 같고 까리한 재범이 모습 속에 섞여 있는 자상함이구나.. 어제 어딘가에서 우연히 봐서 저장해뒀어요 ㅎ

  3. 심은하 said on 2015-08-01 at 오전 12:45

    헉…매우 고맙긴 한데, 하필이면 여자랑..ㅠㅋㅋㅋㅋㅋ
    그래도 느무느무 멋지다~
    고마워!! 나 또 잠들기 힘든밤. ㅋㅋㅋ

  4. wisepaper said on 2015-08-01 at 오전 2:30

    언니 혹시 박재범 <로맨스가더필요해>에서 공공장소에서 스킨쉽해달라는 여친에게 기분좋게 거절하는 법, 이국주랑 재연한 영상 보셨나요? 세상에.. “나중에… 나중에 해줄게” 하는 표정 완전 여초에서 난리났어요. 까리하고 매력적이네예.. 제가 지금 우현이를 품고 있어서 재범이까진 못 품겠지만 우현이 아니었으면 재범이에게 빠졌겠어요… ㅎㅎㅎㅎ 그거 꼭 보세요 전 유튜브 영상으로 본 거라;;; 재범이도 우현이처럼 활짝 웃을 때 진짜 세상이 다 환해지게 웃네요..ㅎㅎㅎ 저 우현이 그 웃음이 진짜 너무너무 좋은데. 재범이 웃는 거 보니까 얘도 그 과야 ㅎㅎㅎㅎㅎ 보는 김에 유튜브 영상 주르륵 나와서 몇 개 봤는데 얘 진짜 여자 환장하게 하는 애에요. 언니 진짜 마력의 남자한테 빠지셨어.. 얘는 뭐 말려들어가면 나올 수가 없는 남자스타일이네요. 말투, 표정, 제스처에 타고난 매력이 있네요. 아주 디테일이.. 전 재범이보단 덜 고수인 우현이한테 가야겠어요 ㅎㅎ

  5. 심은하 said on 2015-08-01 at 오전 11:33

    응..재범인 빠질수록 헤어나기 힘들어. 사람 정신 못차리게하지. 다들 그렇게 말해. 마력의 늪이야. 김대교도 지금 긴장해.ㅋㅋ
    아..유튜브..유튜브.. 남편 한가해지면 빨랑 좀 어케 해봐야지.
    나도 지금 재범이한테 빠져있고 본능적으로 남의 남자는 안 넘보기에 우현이를 맘에 품지는 못하지만 우현이는 솔로로 나오면 더 사랑받을듯(유튜브 안대서 춤은 제대로 못봤어. 조선족들이 올린 화질 별로인 빠른 화면들이라 인피니트 누가누군지 구분 안되는 영상 몇개만ㅠ)
    암튼 우현이도 솔로앨범 내면 사람들한테 위로가 되는 좋은 뮤지션 하나 더 탄생할거같어. 여자들한테도 더 사랑받을거같고 ㅋㅋ

  6. wisepaper said on 2015-08-01 at 오후 12:35

    지금 ornus랑 재범이 노래 <몸매(이거 되게 야해용;;)>랑 My Last 뮤비 보고 있는데 ornus는 이런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랑 미듐템포 힘합 좋아해서 되게 맘에 들어하네요 ㅋㅋㅋ 끼를 타고 났다며.. 게다가 시애틀 출신이라니 괜히 정이 가는 듯. ㅋㅋ

    언니 그리고 유튜브 못 보면 vimeo란 사이트에도 동영상 많고 네이버 영상, 다음티비팟 같은 데도 한국 가수들 껀 거의 다 있을 거에요 저도 인피니트 영상 여기서 많이 보거든요.

  7. 심은하 said on 2015-08-01 at 오후 12:45

    옹..나도 요새 몸매에 푹 빠졌어..ㅋㅋ 요런 힙합도 좋고, 차분한 알앤비곡들도 좋고. 얼굴만큼이나 노래도 다양하게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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